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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절박함’ 담긴 신년사…규제만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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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만 기자

승인 : 2019. 01. 14. 12:42

정석만
생활과학부 / 정석만 기자
올해 대기업들의 신년사에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위기의식을 대변하듯 ‘위기’ ‘변화’ ‘혁신’ 그리고 ‘생존’이라는 단어도 자주 등장했다.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데다 국내 또한 장기화되는 경기 침체 등으로 경영 환경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는 단지 제조업뿐만이 아니다. 경기와 밀접한 산업이면서 규제 장벽으로 둘러싸인 유통업계는 더욱 살얼음판이다. 당장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늘리고 복합쇼핑몰·면세점 등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올해 시행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된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은 2012년 도입돼 지금까지 이어져 왔으나 재래시장의 매출 상승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히려 유통산업의 발전과 일자리 창출의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럼에도 재래시장과 골목시장의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자생할 수 있는 근본 대책을 고민하기보다는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만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들어 일각에서는 핵심상권에 한꺼번에 진출하고 있는 스타벅스의 입점방식 등에 제한을 둘 수 있는 법안 마련이 검토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점주 보호를 위해 가맹점간 거리 제한을 두고 있으나, 스타벅스는 본사가 운영하는 직영점 체제여서 이에 해당되지 않는 상황이다.
일명 ‘스타벅스법’ 추진에 대해 소비자는 물론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커피전문 매장을 운영하는 일부의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기업의 정상적인 투자와 영업을 규제할 명분이 부족하고, 스타벅스가 오히려 골목상권을 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칫 이런 식으로 규제만 강화하다 보면 소비자들이 재래시장이나 골목상권 대신 온라인쇼핑으로 몰린다고 해서 온라인쇼핑을 규제하는 ‘온라인쇼핑몰 셧다운제’ 법안이 나올지도 모를 일이다.

기업의 경영 활동을 옥죄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기업들이 제대로 뛸 수 있는 ‘판’을 만들어 주고, 재투자와 일자리 창출의 선순환을 일으키는 것이 규제 강화 정책보다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훨씬 클 수 있다. 규제장벽에 신규출점이 가로막힌 이마트와 규제 법안이 검토되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한국경제연구원이 실시한 최근 5년간(2012~2017년) 직원 고용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 조사에서 나란히 1·2위를 차지한 바 있다.
정석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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