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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KB국민은행 임단협이 남긴 뒷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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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19. 01. 28. 06:00

이선영증명
KB국민은행의 2018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지난 25일 최종 타결됐다. 지난해 10월 중순 국민은행 노사의 상견례 이후 3개월여간 끌어온 줄다리기가 마무리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국민은행 임단협은 노사 모두에게 상처만 남겼다. 노조가 19년 만의 총파업까지 강행했지만 사회적 공감도 얻지 못하면서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만을 남기게 됐기 때문이다.

총파업은 국민은행 노조가 사측을 강하게 압박하기 위한 카드였다. 특히나 19년 만에 이뤄지는 총파업이라는 점에서 사회적인 관심도 쏟아졌다. 하지만 노조의 당초 기대와 달리 파업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지배적이어서 사회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다. 국민은행 사측이 협상 초반에 성과급 70%를 제시했지만 노조는 300%를 요구한 점이 특히 사회적 반감을 샀다. 평균 9100만원의 고액 연봉을 받는 국민은행 직원들이 성과급 등을 이유로 파업에 나서는 것을 ‘귀족노조’의 파업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최근 경기 침체로 힘들어하는 서민들은 공감하기 어려웠다는 얘기다.

국민은행 노조 추산 9500여명의 직원이 참여한 이번 총파업에도 큰 불편이 없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향후 총파업을 ‘무기’로 쓰기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히려 국민은행의 유휴인력이 많다는 시선도 쏟아졌다. 향후 국민은행 노조의 임단협 과정에서 연봉 등의 문제가 이슈화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당장의 성과급을 얻었지만 부정적 여론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노조 입장에서도 손해를 본 셈이다.

국민은행 사측의 부담도 커졌다. 이번 총파업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도 높아지면서 이미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제 은행 파업에도 큰 불편이 없었다는 점에서 국민은행 뿐 아니라 은행권의 역할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비대면 거래가 늘어날수록 은행 내부에는 불필요한 인력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사측은 앞으로 디지털화되는 시대에 어떻게 대응해나갈지 고민하면서도, 인력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노조가 주도한 총파업이지만 결국 국민은행은 ‘귀족노조’, 고액 연봉임에도 더 많은 성과급을 요구하는 등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기게 된 임단협이 됐다는 평가다. 3개월여의 진통 끝에 임단협이 마무리됐지만 그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이유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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