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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무주택자 설움 더 키운 SH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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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서 기자

승인 : 2019. 05. 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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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차 행복주택 신청자분들께 철저한 검증 없이 문자를 발송해 혼선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특히 서류심사에서 탈락하신 분들께 예기치 않은 기대감을 갖게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지난달 26일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발표한 사과문이다. 이날 SH공사는 1차 행복주택 서류심사 대상자를 발표하는 과정에서 합격자와 불합격자를 뒤바꿔서 문자를 전송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공사는 1차 행복주택 서류심사 대상자로 선정됐다는 문자를 5366명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불합격자 931명이 포함되면서 정작 서류심사 대상자 959명이 누락된 것이다. 이 같은 사달은 가당첨자 추첨 메뉴 리스트 작업 중 오류가 발생한 것이다.

SH공사를 둘러싼 구설은 이 뿐만이 아니다. 공사 고위 간부의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는데도 가해자로 지목된 해당 간부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공로 연수를 떠났고, 서울시의회에서 비판이 나오자 공사 측은 부랴부랴 무보직 발령을 냈다. 의혹이 불거진 뒤 13일 만에 내려진 ‘늑장·뒷북 조치’로 비난을 자초한 것이다.
이번 일로 SH공사는 ‘안이한 조직 운영’이라는 안팎의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뒤바뀐 행복주택 서류심사 결과는 해프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이제 막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신혼부부와 대학생·고령자들에게는 실망감과 함께 공사에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

이번 추첨이 ‘서류심사 대상자를 선정할 뿐 최종 당첨자를 결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SH공사의 설명은 당사자 뿐만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이들에게 무책임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해명이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준 셈이다.

또 도덕성을 지고지순한 가치로 여겨야 하는 공사에서 간부의 여직원 성추행 의혹을 인지했음에도 사실관계 확인과 마땅한 조치가 아닌 공로 연수를 보냈다는 점도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시민들은 SH공사가 건강한 직장 문화를 토대로 서민들에게 맞춤형 주거복지 서비스를 통한 내 집 마련 꿈을 실현시켜줄 수 있는 ‘반듯한 서울시민의 평생친구’를 원하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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