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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아시아 권위주의 새 도구로 떠오른 ‘인터넷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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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승인 : 2019. 07.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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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부 이민영 기자
민주주의에 힘을 실어주고 독재정권을 무너트릴 만큼 강한 자유의 힘으로 작용하는 인터넷. 현대 민주주의의 발판이 되어주는 인터넷을 일부 권위주의 국가에서 차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터넷 차단’을 도구화 하는 데 대한 우려가 나온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공공 안전과 혼란 확산 방지 등을 이유로 내세워 인터넷을 차단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인터넷 시민단체인 엑세스나우(Access Now)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당국의 지시에 따라 인터넷을 차단한 사례가 371건에 달했다. 2018년에만 절반 이상의 사례가 발생했으며 그 중 310건이 신흥국의 본거지이자 권위주의적 체제가 팽배하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했다.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 하우스의 마이 드룽 연구 책임자는 “아시아 지역 정부들은 인터넷 차단을 정당화 하기 위해 공공 안전을 주된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2년전 70만 로힝야족 난민을 발생시키면서 ‘인종청소’를 했다는 국제적 비난을 받았던 미얀마에서는 최근 이같은 움직임이 포착됐다. 미얀마 당국는 지난 6월 21일 라카인주와 인근 친주(州)에 있는 9개 도시에서 인터넷을 차단하고 국가안보 등의 위협이 판단될때 이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라카인주에서는 미얀마 군·무장세력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불교 무장세력 아라칸군(AA)이 내전 트라이앵글을 형성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어, 이 지역에서의 인권유린을 우려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인도는 올해 들어서만 영유권 분쟁지역인 카슈미르의 인터넷을 56차례나 차단했다. 스리랑카는 3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를 부활절 연쇄 테러가 발생한 뒤 인터넷을 일시적으로 차단했다. 인도네시아도 4월 대선을 치룬뒤 조코 위도도 대통령의 연임 결과에 불복하는 시위가 격화하자 인터넷을 차단했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은 방화만리벽(Great Firewall)으로 알려진 세계 최대 인터넷 검열 플렛폼을 운영해 인터넷 통제를 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홍콩 시위와 톈안먼 30주년 등을 의식해 인터넷 검열을 더욱 강화했다.
인터넷 차단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실제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는 2016년 연구결과를 발표, 12개월 동안 81회의 인터넷 차단을 진행할 경우 최소 24억 달러(약 2조 8212억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분쟁지역의 인터넷 차단은 분쟁에 휘말린 지역사회의 피해를 악화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아시아 지역 국가들은 혼란 확산을 막고 공공안전을 지키겠다는 이유를 앞세워 인터넷 차단을 권위주의의 도구로 사용하고 있진 않은지 돌아봐야 할 때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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