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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KB국민은행, 안심전환대출 내심 반기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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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기자

승인 : 2019. 10. 16. 06:00

임초롱
경제부 임초롱 기자
정부가 20조원 규모로 내놓은 서민형 안심전환대출은 당초 은행권에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저렴한 금리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정책 상품이라 은행들의 대출자산 20조원이 그대로 옮겨가는 셈이기 때문이다. 대출자산이 줄면 은행들은 그만큼 이자수익을 낼 수 없다. 즉, 은행들 입장에선 원래 갖고 있던 대출 20조원에 대한 이자를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상품이 오히려 KB국민은행에 우호적인 환경을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만간 도입되는 신예대율 규제 덕분이다. 내년부터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가계대출 위험가중치를 15% 상향하는 반면 기업대출은 15% 낮추는 새로운 예대율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주택은행과 합병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도 주택담보대출 중심으로 가계대출 비중이 월등히 높다. 3분기 말 기준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의 가계대출 잔액 634조8360억원 중 국민은행이 142조9826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 신예대율을 적용하면 국민은행은 제재 대상이 돼 영업 제한을 받는다. 이 때문에 국민은행은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는 등 새로운 규제에 대비해 왔다.

같은 이유로 국민은행 가계대출 성장은 올해 주춤했다. 올 들어 국민은행은 가계대출을 1조7202억원 늘리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농협(9조5892억원)·신한(5조7646억원)·우리(6조5738억원)은행 등이 5조원 넘게 늘려온 것과 대조된다. 중소기업 영업에 특화된 기업은행마저 가계대출을 2조815억원 확대한 점을 감안하면 국민은행이 신예대율 규제에 맞춰 보수적으로 가계 여신을 관리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서민형 안심전환대출로 인해 국민은행은 가계대출 자산을 자연스레 줄일 수 있게 됐다. 리테일 규모가 컸던 국민은행이 정부의 금융정책에 도리어 혜택을 받게 된 셈이다.
임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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