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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늘어나는 해외 대체투자, 커지는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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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19. 11. 01. 06:00

“해외 대체투자가 늘어나면서 리스크도 커지고 있습니다. 경기침체로 셀다운(재매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부실 폭탄을 떠안게 될 겁니다.”

최근 만난 한 금융투자사 임원의 말이다. 금융투자업계를 중심으로 해외 대체투자 붐이 일고 있지만, 그만큼 위험성이 높다는 얘기다. 대체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등 전통적인 투자자산이 아니라 부동산·민자SOC·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주식·채권 등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투자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에서도 증권사·자산운용사를 포함해 국민연금 등 기관들도 직·간접적으로 해외 대체투자 비중을 키우고 있다. 국민연금의 올해 2분기 기준 해외 대체투자 규모는 55조7000억원이다. 2014년 24조5000억원에서 5년 새 두 배 넘게 늘어난 수준이다. 증권사들 역시 해외 대체투자 확대에 힘입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투자가 많은데 국내 부동산은 이미 경쟁이 심화된 시장이기도 하고,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해외 대체투자 확대는 수익성을 높이고 전통적인 주식이나 채권 위주였던 포트폴리오를 분산한다는 점에서 순기능을 한다.
하지만 잇단 해외 대체투자에 리스크도 존재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는 말처럼 높은 수익은 높은 위험을 동반한다. 당장은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안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최근 증권사들이 투자한 부동산 자산이 재고로 쌓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증권사의 6개월 이상 미매각된 익스포저 규모는 1조3000억원에 달한다. 당장은 증권사에 큰 부담이 아니지만 이 규모가 커질 수록 미매각 리스크도 확대되는 셈이다.

투자규모가 큰 만큼 문제가 발생했을 때 타격도 클 수밖에 없다. 결국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 셈이다. 당장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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