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기자의눈] 인터넷전문銀, 과연 찻잔 속 태풍일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share.asiatoday.co.kr/kn/view.php?key=20191113010007752

글자크기

닫기

임초롱 기자

승인 : 2019. 11. 14. 06:00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국 세컨 뱅킹 정도 아닙니까.”

기자와 만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현주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1세대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가 단 시간 내에 흑자전환한 데 이어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는 등의 성과를 냈음에도 대형 시중은행들을 위협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제3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기다리는 중인 토스뱅크 컨소시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신뢰가 생명인 금융산업 중에서도 1금융권인 은행업 특성상 기존 은행사업자들의 시장 지위를 고려해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 고객 대다수가 고액 자산가 비중이 낮은 2030세대란 점도 고려됐다. 당초 금융권 ‘메기’를 자처하며 출범한 케이뱅크의 고전, 시중은행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카카오뱅크의 상품을 보면 이 같은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하지만 이를 반박할 만한 근거가 최근 들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쉽고 간편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며 월간 활성 사용자 1000만명을 돌파한 토스, 출범 2년여 만에 가입 고객 1000만명을 돌파시킨 카카오뱅크, 월간 결제자수가 1000만명을 넘은 네이버페이 등이 대표적이다. 젊은 세대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미래 잠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플랫폼 핀테크업체 관계자도 “고액 자산가가 많은 기성세대의 경우 기존 시중은행들에 대한 충성도가 높지만 젊고 트렌드를 좇는 2030세대의 마음을 잡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며 “미래 세대 주역인 만큼 이들의 주거래은행이 되기 위한 투자를 하고 있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금융산업 자체의 역사가 오래돼 진입장벽은 기존 사업자들이 공고하게 쌓아올렸지만, 이미 균열은 생겼다. 이 틈을 비집고 미래 세대 주역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핀테크발 공세에 이 장벽이 언제 무너질 지 모를 일이다. ‘1금융’ 프리미엄만 믿고 이들의 돌풍을 무시해선 안된다. 조만간 같은 선상에서 경쟁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임초롱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