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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국토부 탁상행정 속 구조조정 내몰리는 LCC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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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민 기자

승인 : 2019. 1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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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공식화했다. 그러자 이번 항공사간 결합이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양사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점유율 확대와 시장 주도권을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번 인수 이면에는 공급과잉과 수익성 악화에 따른 경영난으로 구조조정에 내몰리는 저비용항공사(LCC)의 엄혹한 현실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달 플라이강원이 첫 취항에 나서면서 현재 국내서 운항하는 LCC는 총 7개사다. 내년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는 에어프레미아와 에어로케이를 포함하면 LCC업체만 해도 총 9개사다. 플라이강원은 다음달 말 대만 노선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필리핀, 베트남 등으로 노선을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사가 다양해짐에 따라 공급은 늘었지만 수요가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초 항공업계는 공급과잉을 우려했으나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3곳에 LCC 신규 면허를 발급한 바 있다. 특히 LCC들의 주수익 노선이던 일본 여객 감소로 수익성이 더욱 악화돼 기존 LCC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한해 최고 성수기로 꼽을 수 있는 3분기에도 LCC들은 모두 적자전환했다.

언뜻 보면 국내 LCC가 늘어나며 항공산업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현금흐름 악화를 견딜수 없어 회사를 매각하는 LCC들의 희생이 뒤따르고 있다.
국토부가 항공업 경쟁력 강화와 소비자 편익에 무게를 두며 신규 항공사를 허가한 것은 앞으로도 항공사들에 힘든 상황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다. 현재의 시장 침체가 신규 항공사 허가로 나타난 현상은 아니지만 시장침체를 가속화 시키는데에 일조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들어 보인다.

국토부가 이날 발표한 항공교통정책 역시 ‘탁상공론’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히려 지방공항 노선 개발과 운항 수 확대로 인해 저운임 구조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돼 수요 둔화와 운임 경쟁으로 자금난에 허덕이는 지금의 LCC업체들에는 부담만 가중될 수 있다. 결국 이번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와 같은 추가 ‘합종연횡’이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항공산업의 경쟁력은 결국 기존 회사들의 역량과 노하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간과한 건 아닌가 싶다. 국토부는 지금이라도 업계의 상황과 목소리를 신중하게 보고 듣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최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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