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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에일리언’ 표기 없애는 법무부, 한 발 더 가까워진 ‘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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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승인 : 2020. 06. 07.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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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이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의 분노를 일으키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일 가열되고 있고, 온라인에는 ‘#흑인의생명도중요하다(#Blacklivesmatter)’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플로이드 사망 사건은 외국인체류자 수 급증에 따라 반(反)다문화 정서가 고조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8년 말 기준 국내 외국인체류자 수는 총 236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6%를 차지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2018년 실시한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3분의 1은 국내에 거주하며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별이나 무시를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가부는 “우리 국민들이 실제 이주민 집단과 교류하는 등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태도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몇 가지 정책들이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는 지난 1일 외국인등록증의 영문 표기법(Alien Registration Card)에 사용된 ‘에일리언(Alien)’이라는 단어를 54년 만에 다른 표현으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에일리언은 이방인이란 의미 외에도 외계인이라는 뜻으로 자주 사용돼 외국인에 대한 배타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결정이 국내 외국인 체류자에 대한 이질감을 완화하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말 행정안전부도 오는 10월부터 주민번호 뒷자리에 부여되는 지역번호를 폐지하고 성별을 표시하는 첫 자리를 제외한 6자리에 임의번호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주민등록번호는 출신지 유추가 가능해 특정 지역에 대한 차별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학의 다리를 잘라 오리 다리에 잇거나, 산을 헐어 골짜기를 메워야만 평등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백운화상(白雲和尙)의 유명한 어록이 있다. ‘에일리언’이라는 단어 하나 지우고, 해묵은 지역번호를 폐지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모두는 평등 사회를 향한 작은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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