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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성평등 공약,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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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희 기자

승인 : 2021. 03. 09. 08:43

배정희 정치부 기자
배정희 사회부 행정팀 기자
한국 사회 전반에서 젠더의식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지만 2021년에도 여성들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의 위치에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재난은 여성에게 더욱 가혹했고 불평등한 우리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실시한 조사에서 여성 5명 중 1명(20.9%)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직장을 그만 둔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감염병 확산에 취약한 대면업종이나 필수직이 아닌 업종·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 종사 비중이 높아 퇴직경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돌봄 공백 역시 여성들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여성의 경제활동은 결혼과 출산 의욕과도 연결된 중요한 문제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여성이 경제활동을 더 많이 영위할수록 궁극적으로 출산율 증가에 기여한다는 분석 결과도 내놨다.

한국 여성들의 근로여건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에 머물러있다. 2019년 남녀 임금격차는 32.5%로 OECD 회원국 중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남녀 노동참여율의 격차를 큰 폭으로 벌어지게 만들었다.
상황은 이러한데 보궐 선거를 앞둔 서울시장 후보들의 여성 관련 공약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여성 공약 대부분이 안전이나 성범죄 처벌 이슈에 그치고 직장내 성차별 등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딱히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성평등 사회전환의 시작점이 되려면 장기적 안목으로 성평등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은 정치를 ‘사회적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라 정의했다. 서울시장이라는 자리는 미래의 방향을 결정할 만한 권위가 있는 자리다. 그런 책임이 따르는 자리인만큼 후보들의 성평등 공약 역시 사회적 가치를 위해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배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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