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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그린워싱과 스타벅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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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1. 10. 27. 06:00

이선영증명
최근 진행된 환경부 종합국정감사에서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다회용컵)’이 화두로 떠올랐다. 스타벅스가 ‘친환경 정책’을 표방하며 실시한 리유저블 컵 행사가 실제로는 환경친화적이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스타벅스가 친환경인 것처럼 홍보하는 ‘그린워싱(Green washing)’을 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같은 논란은 최근 산업·경제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를 의미하는 ‘ESG’ 열풍이 속에서 불거졌다. 기업을 평가할 때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재무적인 성과만 따지는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국내에서는 삼성, 현대차, SK 등 주요 그룹을 포함해 다수의 기업들이 ESG위원회를 설치하며 ESG경영을 선언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투자 대상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ESG를 활용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2022년까지 ESG 투자를 운용자산의 50%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거대 자금을 운용하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ESG를 주목하고 있다. 단순히 수익성이 높다고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을 수 없게 된 셈이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기업들이 앞다퉈 ESG위원회를 설치하고 있지만 이를 홍보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그린워싱’ 우려도 함께 커지고 있다. ESG 친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우면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곳들이 많다는 얘기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그린워싱 지적을 받은 스타벅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ESG 평가기준이 모호하다는 점도 문제다. ESG라는 개념 자체가 추상적인데다 환경과 사회, 지배구조 등으로 광범위하다. 예를 들어 지배구조에서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친환경 경영을 펼치면서 ESG 친화 기업으로 내세울 수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이 ESG평가를 하는 대표적인 곳들이다. 하지만 각 기관마다 평가에 반영하는 분야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결과에서도 차이를 보일 수 있다. 평가지표의 일관성이 필요한 이유다.

ESG경영 열풍은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앞으로는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는 기업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친환경, 사회적가치 추구, 지배구조 투명화를 추진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국내에서 ESG 열풍이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일관적이고 구체화된 평가지표가 만들어져야 한다. 기업들 역시 ESG를 마케팅 수단으로 인식하기 보다는 ‘지속가능성’이라는 본질에 집중해야 할 때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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