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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고장난 합참 ‘스피커’와 인사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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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기자

승인 : 2022. 01.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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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종 정치부 국방전문기자
최근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합참 브리핑을 두고 ‘스피커’가 고장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리핑이 오락가락 하는 사이 국민의 불안감은 커졌고, 군의 신뢰는 바닥을 쳤다.

5일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자세한 제원을 공개하지 않았던 합참은 이틀 후 북한이 쏜 것이 극초음속 미사일이 아닌 일반적인 탄도미사일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북한은 이를 반박하듯 11일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주장하며 탄도미사일을 또 쐈다. 합참은 이날도 오락가락하는 대응으로 혼선을 야기했다.

이 사이 합참에서는 공보실장 자리를 놓고 잡음이 발생했다. 새 공보실장에 보직된 이 모 육군 대령이 전임자인 김 모 육군 대령과 인수 인계를 하는 과정에서 ‘업무부담’을 이유로 재보직 요청을 하면서다. 결국 육군수도방위사령부 참모로 인사명령이 났던 김 대령은 합참 공보실장에 유임됐다. 김 대령은 인사원칙에 위배되지만 4년째 합참 공보실장을 맡게됐고 최장수 공보실장이라는 기록도 쓰게됐다.

시쳇말로 인사명령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보직자가 바뀌는 ‘인사 참사’가 발생했다. 군 안팎에서는 ‘인사 군기 문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애초 보직심의 과정에서 자신의 의사를 충분히 밝힐 수 있었던 이 대령이 인사명령이 난 후 인수 인계 기간에 재보직을 요청한 것 때문이다. 또 재보직 심의 과정에서 이 대령과 김 대령의 보직만 서로 맞바꾼 것도 이해하기 힘들 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말이다. 합참 공보실장 자리를 원했던 다른 대상자들을 포함해 재보직 심의를 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합참 공보실장은 육·해·공군 공보정훈병과 장교들이 선망하는 자리다. 군사작전을 총 지휘하는 최고기관의 ‘스피커’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365일 24시간 대기하며 각종 작전상항이 발생하면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지만 그만큼 보람 있는 자리다. 진급이나 차기 보직에도 유리한 게 현실이다. 비슷한 시기에 일어난 ‘스피커 고장’과 ‘인사 참사’의 원인이 누군가의 사심 때문이 아니었는지 꼼꼼히 되짚어 볼 일이다.
이석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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