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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모디 총리, 1시간 통화했지만 인도의 러 제재 동참 결론 못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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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2. 04. 12. 07:09

바이든 대통령, "러 에너지 수입 확대, 인도 이익에 부합하지 않아"
모디 총리 "푸틴-젤렌스키 직접 대화 제안...평화 기원"
인도, 러시아산 원유 할인 혜택 이용, 루블화 지불 ...러, 인도 주요 무기 공급국
Biden US Indi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강당)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왼쪽에서 두번째)·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왼쪽)·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인도 측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오른쪽)·라즈나트 싱 국방장관(오른쪽에서 두번째)·주미 인도대사가 배석했다./사진=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에게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인도의 동참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하지만 모디 총리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매우 우려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대화를 촉구하는 데 그쳤다.

인도가 1948년 독립 이후 비동맹 노선을 견지하면서 구축해온 러시아와의 관계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러시아가 국경 문제 등으로 인도와 갈등 관계인 중국과의 관계를 강화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의도도 있다. 러시아는 일본·한국과 함께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3개국 중 한 나라다.

2014년 5월 출범한 모디 정부는 미국과 외교·국방장관(2+2) 회담을 진행하고,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일본·호주와의 4개국 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는 등 친서방 노선을 강화하고 있지만 무기 등 인도의 러시아 의존도는 여전히 높다.
Biden US India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사우스코트 오디토리엄(강당)에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화면)와 화상통화를 하고 있다. 이 통화를 인도 측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외교장관(오른쪽)·라즈나트 싱 국방장관이 지켜보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바이든 대통령, 모디 인도 총리에 “러 에너지 수입 확대, 인도 이익에 부합하지 않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1시간가량 한 화상통화에서 모디 총리에게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을 늘리는 것이 인도의 이익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에서 수입하는 에너지가 러시아산보다 훨씬 더 많다면서 미국이 인도의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관리는 인도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문제를 논의했다면서도 인도에 특정 사안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인도는 러시아산 원유의 주요 소비국이 아니고, 현재 전체 에너지 수입의 1~2%가 러시아산이라고 설명했다.

이 고위관리는 이날 통화 이후 진행된 미국과 인도 간 2+2회의에서 에너지·식량 공급에 대한 협력, 러시아 제재 준수 등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키 대변인은 인도의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이 제재 위반이 아니라며 인도가 미국에서 10%의 에너지를 수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Russia Ukraine War-Biden-Modi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1년 9월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 인도, 러시아산 원유 할인 혜택 이용, 루블화 지불 ...러, 인도 주요 무기 공급국

이와 관련, AFP통신은 인도가 러시아가 제공하는 유가 할인을 혜택을 이용하면서 서방의 현행 러시아 은행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인도 루피화와 러시아 루블화 지불 메커니즘에 대해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인도는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소 300만 배럴의 원유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AFP는 또 인도가 1962년 소련 미그-21 전투기를 구매했으며 전문가들에 따르면 러시아는 여전히 인도의 주요 무기 공급국이며 인도는 러시아의 최대 고객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인도가 오랫동안 러시아의 군사 장비에 의존해 왔다며 이는 양국 간 깊은 역사적 유대의 중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NYT는 인도의 미국산 무기 구매는 지난 10년간 약 200억달러로 증가했지만 전문가들은 인도의 러시아 군사 장비 의존도를 줄어들 정도로 미국·인도 관계가 확장하는 것은 더딜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 인도, 러 규탄 유엔 결의안·유엔 인권위 퇴출 투표에 기권...인도, 러 ‘부차 학살’ 규탄

실제 인도는 지난달 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과 지난 7일 러시아의 유엔 인권위원회 퇴출 투표에서 기권했다.

다만 T.S. 티루무르티 주유엔 인도대사는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러시아 침략군이 자행한 우크라이나 ‘부차 학살’과 관련해 “매우 충격적”이라며 “우리는 이런 학살을 명백하게 규탄한다”고 했다. 수브라마냠 자이샨카르 인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의회에서 부차 학살 사건에 대해 이를 규탄하고 “인도가 한쪽의 편을 든다면 그것은 평화의 편이 될 것”이라며 즉각적으로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모디 총리 “푸틴-젤렌스키 직접 대화 제안...러-우크라 평화 기원”

모디 총리도 이날 통화에서 “최근 부차에서 무고한 시민들이 살해됐다는 뉴스는 매우 걱정스러웠다”며 “우리는 즉시 그 학살을 규탄하고, 독립적인 조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아울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대통령과 여러 차례 통화했다”며 “나는 평화를 호소했을 뿐 아니라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직접 대화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논의가 평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화상통화에는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인도 측 자이샨카르 장관·라즈나트 싱 국방장관·주미 인도대사가 배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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