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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유류세 인하’ 연장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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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3. 10. 05. 06:00

이지훈 기자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가 이달 말로 다가오면서 정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녹록지 않은 세수 여건은 지속되고 있지만 고유가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한 탓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8월 말 종료 예정이던 유류세 인하 조치를 오는 10월 말까지 두 달 연장했다. 정부 입장에서는 자산시장 위축과 경기 둔화 등으로 세수가 덜 걷히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 연장을 종료하고 싶은 마음이 컸겠지만 국민들의 물가 부담 등을 외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 유류세 인하 2개월 연장은 '궁여지책(窮餘之策)'에 가깝다. 여건상 당장 종료하기 어려우니 연장 기간을 최소화해 향후 상황에 따라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유류세 인하를 연장하면서 "10월 중 국제 유가 동향을 살펴보고 추가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유류세 연장 결정 이후 한 달여 사이 오히려 유가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는 점이다. 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는 유류세 인하 연장이 발표된 지난 8월 중순 배럴당 80달러대 중반에서 지난달 말 90달러대 중반까지 올랐다. 이날 기준 국내 주유소 경유 판매 가격(1700.03원)도 약 9개월 만에 리터(ℓ)당 1700원을 돌파했고,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1796.32원)은 약 14개월 여만에 18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이에 기재부 내부에서는 지난 8월 유류세 인하 종료를 강행해야 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올해 세수 결손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계속된 유류세 인하 연장은 정부의 재정 운용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조원 넘게 덜 걷혔다. 유류세 인하 두 달 연장으로 세수가 1조원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 결정은 다시 정부의 몫이 됐다. 연장과 종료 모두 재정 당국에게 쉽지 않은 선택이겠지만 부디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본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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