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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업 과감히 도전” 밝힌 이재용…‘100조 실탄’ 삼성전자, M&A 뛰어드나

“신사업 과감히 도전” 밝힌 이재용…‘100조 실탄’ 삼성전자, M&A 뛰어드나

기사승인 2020. 05.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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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뉴 삼성', 왜 강한가] ⑤
삼성전자, 현금보유액 113조…순현금 97조
M&A '실탄' 충분…9조 하만 인수 후 '정중동'
인텔 모빌리티, 애플 VR·AI 스타트업 인수
주력사업과 시너지 분야서 M&A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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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대국민사과에서 “신사업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면서 삼성이 향후 인수합병(M&A) 전략을 적극 가동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초 사과문에 경영승계와 노조문제에 대한 원론적인 유감 표명이 담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이 부회장이 ‘4세 경영 포기’와 함께 ‘새로운 삼성’을 일구기 위한 비전을 밝히며 ‘신사업’을 언급해 무게감이 다르다는 시각이다. 이 부회장은 치열한 경쟁과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속에서 ‘새로운 삼성’을 일구기 위한 키워드로 신사업 도전·전문성과 통찰력 갖춘 경영·인재등용을 꼽았다.

2016년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하만을 9조원대에 인수한 이후 ‘빅딜’이 없었던 삼성전자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M&A에 나설지 주목된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현금보유액은 113조1900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1년 전인 2019년 1분기 102조300억원보다 약 11% 증가했다. 현금 보유액은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장기 정기예금 등을 합친 것이다.

차입금을 제외한 순현금도 97조5300억원으로 100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국내 2위 기업인 현대자동차 시가총액(20조3198억원·5월8일 기준)의 4배 이상에 달한다. 대내외 경영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실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2014년 5월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이 부회장은 삼성의 실질적인 리더 역할을 맡기 시작한 지 2~3년간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화학·방산 사업을 매각하는 등 사업재편과 함께 공격적인 M&A에 나선 바 있다. 모바일 결제 솔루션업체인 ‘루프페이’,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브랜드 ‘데이코’, 인공지능(AI) 플랫폼업체 ‘비브랩스’, 전장·음향기기 업체 ‘하만’ 등이 이 기간 인수한 업체들이다.

최근까지도 AI, 네트워크, 카메라솔루션 등 다양한 사업 분야의 기업을 인수했으나 하만 인수 이후로는 상대적으로 M&A 시장에서 ‘정중동(靜中動)’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재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대규모 M&A 추진보다는 그간 인수한 기업들의 인수 후 통합(PMI) 작업과 시너지 창출에 초점을 둔 데다 이 부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빅딜’ 추진에 따른 최종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행보는 최근 애플·인텔 등 글로벌 IT·전자업계 경쟁자들이 M&A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스템 반도체 1위인 인텔은 2017년 자율주행차 기술기업 ‘모빌아이’를 153억 달러(약 17조5000억원), 2019년 AI칩 제조사 ‘하바나랩스’를 20억 달러(2조48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이번 달 초 교통환승 스타트업인 무빗을 9억 달러(약 1조원)에 품에 안는 등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모빌리티’ 육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애플 역시 이번 달 가상현실(VR) 기술 스타트업인 ‘넥스트VR’과 음성 AI 스타트업 ‘보이시스’를 연이어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코로나19 이후를 대비하고 있다는 평가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에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강조한 만큼 AI·5G·시스템 반도체·QD디스플레이·전장 등 주력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분야에서 M&A에 나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1위 기업으로 퀄컴의 인수가 무산된 네덜란드 NXP 반도체 등이 지속적으로 피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로 가치가 저평가된 유망 스타트업 인수 또는 지분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의 강인엽 사장은 앞서 지난해 9월 신경망처리장치(NPU) 기술 간담회에서 “시스템반도체는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사업인 만큼 삼성전자 단독으로 성장해서 1등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M&A는 언제나 열려 있고 필요하다면 대형 M&A까지 당연히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전자는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 영역으로 반도체 사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전장 및 AI 반도체 분야 등에 신규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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