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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삼성 최악 위기 벗어났지만 ‘가시밭길’

이재용 구속영장 기각…삼성 최악 위기 벗어났지만 ‘가시밭길’

기사승인 2020. 06. 09.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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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 한숨 쉰 삼성…경쟁자들 삼성 위기 노려
그간 이 부회장 '한국경제 구원투수' 행보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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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숨 돌린 삼성이지만 향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고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영환경은 갈수록 엄중해지고 있어서다.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그가 국가 경제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운신의 폭을 넓혀줄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9일 법원이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삼성은 즉각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삼성은 변호인 성명을 통해 “향후에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영장 기각에 힘을 얻은 삼성은 11일 회의를 거쳐 열릴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에서 희망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만일 수사심의위원회가 기소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면 4년을 끈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는 일단락을 짓게 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국정농단 파기환송심과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도 법정공방을 길게 이어가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에 참여하는 총수와 최고 임원들이 형사재판을 받고 있으면 다른 경영진도 경영에 전념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4년 넘게 삼성전자와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수사가 진행되면서 내부에서 느끼는 피로감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이 부회장 관련 법정공방이 빨리 마무리되길 원하는 배경에는 삼성을 둘러싼 대외환경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미·중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해야 하는 처지다. 만약 미국 정부가 화웨이 제재를 이유로 대중국 반도체 수출을 압박하거나 반중국 5G(5세대 이동통신)망 구축에 삼성의 참여를 요구할 경우 삼성은 고래싸움에 끼인 신세가 된다.

더구나 삼성을 괴롭히는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한·일 외교 갈등이 지속되고 있어 소재 부품 공급이 완전히 안정화된 상태가 아니다. 아울러 무노조 경영 폐지 선언 직후라 노사관계가 안정되기까지는 지금보다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쟁자들은 삼성의 위기를 기회로 포착하고 있다. 파운드리 시장을 놓고 삼성과 경쟁 중인 대만 TSMC가 대표적이다. 검찰이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청구한 4일 반도체업계에선 TSMC가 후공정 공장에 100억 달러(약 12조원)를 투자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후공정 분야는 TSMC가 삼성보다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자부하는 분야다. 이 부회장이 위기에 빠진 날 TSMC가 치고 나선 것은 명백히 삼성의 위기를 기회로 삼으려는 TSMC의 전략으로 해석된다. TSMC가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에 기술 지원을 하면서 ‘중화권 동맹’으로 삼성의 추격을 방어한다는 건 업계에서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이 때문에 반도체업계에선 총수의 사법처리와 별개로 삼성이 계속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적어도 법원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 총수가 활동할 수 있는 폭은 남겨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한국 경제를 위해 충분히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기업인 중 최초로 중국 시안 현장을 방문해 중국 당국의 마음을 샀다. 또한 그는 국정농단 사건 2심 재판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되자 6개월 만인 2018년 8월 인공지능(AI)·5G·바이오·반도체 중심 전장부품 등 4대 성장사업에 25조원을 투입하는 것을 포함한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학회장인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삼성의 투자는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며 “과도한 환경규제 법규를 완화하고 협력업체의 연구개발비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도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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