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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변화하는 게임룰” 조현준의 뉴효성, 수소·IT ‘高高’.

[마켓파워] “변화하는 게임룰” 조현준의 뉴효성, 수소·IT ‘高高’.

기사승인 2020. 08.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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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ITX 시총, 연초대비 62% ↑
중공업 3Q 영업익, 87% 증가 전망
첨단소재 '그린뉴딜 수혜'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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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게임룰에 대비하라.” 취임 3년차를 맞은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올초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핵심 메시지다. 숲을 보는 시야를 가지고 빠른 변화를 알아내야 선도 기업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조 회장은 주무기로 ‘수소·IT 기술’을 장착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기 때문이다. 2050년 세계 수소경제 시장 규모는 연간 2조5000억달러(약 3000조원)로 전망된다.

주력 계열사 중 효성중공업(수소충전소, 디지털), 효성첨단소재(탄소섬유), 효성ITX(언택트) 등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42%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폭을 웃돌았다. 특히 효성ITX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그룹 내 캐시카우 역할이 기대된다. 조 회장은 최대주주로, 상반기 배당금만 13억원 규모다. 다만 2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감소로 효성 계열사 전반 실적 타격이 불가피했다. 일부는 적자 전환했다. 증권가에선 신성장 동력을 기반으로 효성의 실적 반전 가능 여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 그룹 내 수소 및 IT 관련 계열사인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ITX 등 3개사의 시가총액은 1조3250억원으로 연초 대비 42% 상승했다. 코스피 상승폭(8.8%)을 상회했다.

코로나 재확산에 주가 상승폭이 가장 큰 계열사는 효성ITX다. 이날 종가는 2만6600원으로, 연초 대비 62% 올랐다. 지난 7월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효성ITX는 국내 주요 컨택센터(콜센터) 운영업체다. 2분기 매출액은 1137억원, 영업이익은 3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 17% 증가했다. 컨택센터 매출이 전체 매출의 69%를 차지한다. 이 밖에 IT 서비스는 21%, 디스플레이 솔루션은 6%다.

조 회장은 전통제조기업 기반의 효성의 영토를 ‘IT’로 넓히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효성ITX는 지난해 말 신규사업으로 ‘스마트 컨택센터’ 솔루션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및 LG유플러스와 협력해 개발했으며, 상담원의 원격 근무를 지원하는 모바일 기반의 컨택센터다. 코로나 사태로 비대면 원격근무에 대한 시장 요구가 커지며 언택트 기업으로 재조명 받고 있다.

높은 배당성향(66.94%)도 현금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부터 분기 배당을 실시키로 했다. 반기보고서 기준 효성ITX의 1대 주주는 조현준 회장(35.26%), 2대 주주가 지주사인 (주)효성(27.99%, 보통주 기준)이다. 상반기 조 회장의 현금 배당액은 13억1467만원으로 추산된다. 교보증권 김지영 연구원은 “보통 6~12개월 선계약으로 매출이 확정되는 컨택센터의 영업 특성상 지속적인 이익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분기 배당도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의 ‘필승카드’는 수소 사업이다.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생산·조립·건립 등 국내 유일의 수소충전소 토탈 솔루션 기업이다. 수소충전소 시장 점유율이 40%로 업계 1위다. 2분기 효성중공업의 실적은 계열사 중 가장 선전했다. 매출은 850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73억원으로 3.4% 감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효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은 38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87%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효성중공업은 정보기술(IT)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 진출을 위해 지난해 말 자회사 ‘에브리쇼’의 대주주가 됐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생산해 효성중공업과 시너지도 기대된다. 다만 2분기 42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효성첨단소재 매출의 절반가량이 타이어 보강재에서 나오는데, 코로나19로 북미·유럽 등지 자동차 업계 공장폐쇄(셧다운)가 실적에 큰 영향을 미쳤다. 타이어보강재 부문에서 270억원의 손실을 봤다. 3분기에도 실적 감소가 전망된다.

효성은 정부의 ‘그린뉴딜’ 기조에 발맞춰 지난해 대규모 탄소섬유투자에 이어 올해 세계 최대규모 액화수소 공장을 설립기로 했다. 효성은 지난 4월 세계적인 화학기업 독일 린데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양사는 2022년까지 3000억원을 들여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공장을 짓기로 했다. 조 회장은 MOU 체결 당시 “수소는 기존 탄소 중심의 경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이번 투자가 향후 국내 수소산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실적 대비 고평가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효성 관련 계열사 종목이 그린뉴딜과 언택트 테마주로 묶이면서 주가가 오른 경향이 있다”며 “펀더멘털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3개사를 제외한 주력사 효성티앤씨도 섬유부문 판매 감소로 2분기 8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무역 및 기타 부문은 선방했다. 효성티앤씨는 마스크용 등 스판덱스 시장점유율 세계 1위로, 수요 증가와 가동률 회복이 진행 중이란 설명이다. 3분기엔 흑자 전환이 전망된다. 효성화학의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92.7%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며 신성장 동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도 탄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하반기 이후 경기 회복과 함께 나타날 성장성, 반전 가능성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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