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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연매출 230조 ‘경제 버팀목’ 삼성전자…韓 넘어선 글로벌 초일류

①연매출 230조 ‘경제 버팀목’ 삼성전자…韓 넘어선 글로벌 초일류

기사승인 2020. 12.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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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검승부 나선 삼성전자]
매출, 국내 기업 유일 200조원대
지난해 법인세수 비중 12% 달해
시총 400조원 돌파 '압도적 선두'
글로벌 브랜드가치 623억달러
D램 점유율 30년 가까이 '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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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8개’. 삼성전자의 1차 사업 파트너(벤더) 숫자다. 재계 2위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380개)의 6배다. 삼성전자 협력사들이 삼성전자로부터 얻는 매출은 지난해 기준 173조원에 달한다. 2014년 139조원에서 6년 만에 34조원(24%) 늘었다. 삼성전자가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에서 협력사 비중은 2017년과 2018년 60%대 초반에서 지난해 74%에 이르렀다.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협력회사에 상생펀드 형식으로 저금리 대출도 해주는데, 작년에만 8600억원을 지원했다. 역시 상생펀드를 운영하는 LG전자(1150억원)보다 7배 많은 금액이다. 삼성전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직접고용한 국내 직원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10만8998명이다. 현대자동차(7만597명)와 LG전자(4만343명)를 합친 규모와 맞먹는다. 삼성전자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1·2·3차 협력사 직원까지 포함하면 삼성전자의 고용 창출력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절대적이다. 한국 경제 기여 비중이 높은 삼성전자의 행보가 국가 경제와 직결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삼성전자가 흔들리면 나라 경제도 휘청거릴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는 국내 유일 매출 200조원대 기업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부친의 병환으로 경영 전면에 나선 2014년 200조원을 갓 넘었던 삼성전자 연매출은 6년 만인 2019년 현재 230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한국 정부 예산(469조원)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영업이익(28조원)은 2014년보다 11% 증가했다. 국내 영업이익 상위 2위인 포스코(3조9000억원)와 24조원 이상 차이 난다.

전체 매출의 85%를 해외에서 올리지만 본사가 우리나라에 있어 법인세 등 조세공과금의 70%가 국내로 흘러들어온다. 삼성전자가 한국에 내는 법인세는 2014년 약 4조4800억원에서 지난해 약 8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정부의 연간 법인세수에서 삼성전자 비중은 12%에 달한다. 사회공헌에 쏟아붓는 금액은 6년 연속 연간 4000억원을 훌쩍 넘는다. 작년엔 저소득층 고등학생 학습지원, 협력회사 혁신 활동에 5300억원을 지원했다.

삼성전자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주식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400조원 시대도 열었다. 지난달 27일 기준 삼성전자 시총은 407조원으로, 2014년 말(195조원)과 비교하면 2배 가량 불었다. 시총 2위 SK하이닉스(72조원)와의 격차만 465%에 달한다. 코스피 내 삼성전자 비중은 22%에 이른다. 삼성전자가 잘되면 잘될수록 국내 주식시장 전체 파이도 커진다는 뜻이다. 국민 노후자금 70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투자금 상당수를 삼성전자에 넣은 것만 봐도 삼성전자의 입지를 가늠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최신 수치인 지난 8월 말 기준 자산군별 포트폴리오 운용 현황에서 국내주식 규모 144조원 가운데 삼성전자 주식 비율은 25%(35조8380억원)다.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기조도 국내 최상위급이다. 주주와 투자자 배당금 규모는 2014년 3조원에서 지난해 9조6000억원으로 220% 늘었다. 배당 성향은 같은 기간 13%에서 44%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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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등 기업이라는 위상은 대학생이 가장 취업하고 싶은 기업 선호 조사에서도 드러난다. 삼성전자는 매년 취업 선호 기업 1~2위를 오간다. 취업포털 잡코리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봉이고 근무환경, 기업 대표 이미지 순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국내에 고임금 정책을 뿌리내린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이미 수십년 전에 인재 확보를 위해 동종경쟁사보다 임금을 더 주는 고임금 정책을 시행했다”며 “경쟁기업들도 좋은 인재를 끌어오기 위해선 그만큼 임금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건비를 아끼지 않는 것은 이병철 선대회장, 이건희 회장에 이어 이재용 부회장까지 이어지고 있는 ‘인재 제일주의’ 기조 영향이다. 이 효과가 해당 기업과 전혀 업종의 소득수준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

연구·개발(R&D)에 대한 국내 최대 투자를 통해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하기도 한다. 지난해 R&D 비용은 20조원으로, 6년 전(15조원)보다 33% 늘었다. 삼성전자 국내 인력의 70%가 R&D에 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에만 박사급 인력을 약 500명 채용했고, 연말까지 석·박사 인력 1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과감한 R&D 투자는 올 3분기 말 누적 건수 기준 미국 특허 등록 1위 기업(7만7016건)이라는 성과로 이어졌다. 미국에서의 분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경쟁사를 견제하기 위한 투자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총 19만4643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R&D센터는 총 38개로, 미국·중국·유럽·중동 등 세계 각지에 포진해있다.

‘메이드 바이 삼성’ 신화는 ‘메이드 인 코리아’ 영향력을 넘어선다. 스마트폰, D램, 낸드플래시, 냉장고 등 세계 1등 제품만 12개다. D램은 30년 가까이 세계 1위이고 낸드플래시는 20년 동안 1위를 지켜냈다. TV는 14년 연속 1위다. 특히 전 세계에서 팔린 80형 이상 TV 금액의 절반을 삼성전자가 차지할 정도로 대형 TV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최초의 기업도 삼성전자다. 1등 정신은 아시아의 작은 기업에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든 핵심 코드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브랜드 가치 5위, 매출·순이익·자산·시총 등 4가지 지표 합산 기준으로는 세계 16위를 차지했다. 특히 브랜드 가치 부문에선 1위 애플에 이어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이 나란히 차지한 ‘톱5’ 가운데 유일한 비(非)미국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를 실제 금액으로 환산하면 623억달러(약 68조8700억원)에 달한다. 6년 전과 비교하면 37%(18조원) 늘어난 수치로, 역대 최대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삼성전자가 세계 1등을 하니 국내 다른 기업들도 ‘삼성이 하는데 우린 왜 못해’라는 마음가짐으로 분발할 수 있었다”며 “국내 기업들에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줘서 글로벌 시장 1등에 오르도록 자극을 주는 것도 삼성전자의 큰 역할”이라고 평가했다.

부친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삼성전자의 위상은 또 다른 시험대 앞에 섰다. 일각에선 삼성전자 성공이 혁신경제가 아닌 모방경제에서 출발한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1등 기업으로 우뚝 서긴 했으나, 혁신이 아닌 미국과 일본 반도체 회사들의 모방을 기반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이경묵 교수는 “국제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자체적으로는 새로운 산업을 개척하거나 기존 산업에서 초격차 전략을 써서 2~3등과 경쟁력 격차를 더 벌리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펼쳐야 할 것”이라며 “정부 역시 우리나라 기업들이 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미래산업을 선도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업으로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테크 리더로서 신사업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AI)이나 5G, 전장용 반도체 등 4차 산업에 필요한 첨단기술도 선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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