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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원주민 대학생들, 인프라 부재로 원격교육 과정 포기 속출

브라질 원주민 대학생들, 인프라 부재로 원격교육 과정 포기 속출

기사승인 2021. 02. 2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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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격 교육의 수혜의 그늘에 선 브라질 원주민 대학생들, 컴퓨터 및 인터넷 환경 갖추지 못해 결국 학습 포기 사례 속출
- 양질의 장비 및 디지털 통합 인프라에 대한 필요성 강조돼
2020년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진 뒤 대면 수업이 불가피해지면서 원격 교육은 더없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인터넷을 포함한 원격 수업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는 브라질 원주민 대학생들에게 원격 교육은 먼 이야기다. 실제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학습을 포기한 원주민들의 사례가 무수히 나온다.

아티쿰족의 일원인 25세의 마리아는 2019년부터 브라질리아에 거주하며 브라질리아대학(UnB)에서 교육을 이수하고 있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이후 어쩔 수 없이 살던 마을로 돌아와야 했다. 2020년 8월 들어 브라질리아대학에서 원격 수업을 시작했지만 컴퓨터 마련 및 인터넷 연결 불량 문제 등으로 수업 참여에 어려움을 겪었다. 마리아는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종종 끊어지는 인터넷을 이용해서라도 수업을 듣고 강의를 따라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시험도 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브라질에서 거주하고 있는 수천명의 다른 토착 원주민 대학생들도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가운데 학생들은 장비 부족, 인터넷 인프라 불량, 교육 지원 부족과 학습 장소 부재로 많은 이들이 학습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런 상황에 학생들의 학습을 돕기 위해 마을에서 나선 사람들도 있다. 14000명의 원주민이 거주중인 자카레아캉가라는 작은 마을에는 약 200명의 학생들이 살고 있는데 마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보트를 이용해 책을 포함한 여러 학습 유인물 자료를 가져와 학생들에게 직접 전달해온 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원주민 학생들이 결국 원격 교육 코스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토그로소도술 주 내부 깊숙이 위치한 한 마을의 과라니 카와이와족 일원인 20살 에르티엘은 “모든 학습을 혼자 해야하는 것과 의문을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공부를 위한 자료 및 유인물을 받긴 하지만 모르는 점이 생겨도 집에 인터넷이 없다보니 다루는 주제에 대해 검색하거나 조사할 수가 없었다”고 토로했다.

대학공부를 멈출 수 없다고 판단한 몇몇 원주민 대학생들은 인터넷을 얻기 위해 3일을 이동해 타 지역으로 옮겨다니기도 한다. 브라질 아마조나스 연방대학교 교육학 교수 산토스는 “원격 교육은 대유행 시대에 탈출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양질의 장비에 대한 접근과 디지털 통합을 포함하는 기초 인프라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2018년 이루어진 INEP(국립교육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에는 약 5만7000명의 원주민이 고등교육에 등록돼 있으며 이는 브라질 전체 고등교육 학생수의 약 0.7%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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