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둔 미군, 9월 11일까지 완전 철수...독일 미군은 증원

미 고위관계자 "바이든 대통령, 아프간 미국의 전쟁 20년만에 종식 결정"
"5월 1일 이전 철수 시작, 9·11 20주년 이전 완료"
"군사력, 아프간 내부 정치문제·갈등 끝내지 못해...평화프로세스 지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오는 9월 11일까지 철수하기로 했다고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가 13일(현지시간) 밝혔다. 사진은 프랭크 매켄지 미군 중부사령부 사령관(가운데)이 지난해 1월 31일 아프간 카불을 불시 방문하고 있는 모습./사진=카불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오는 9월 11일까지 철수하기로 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철저한 정책 검토 끝에 아프간에 남아 있는 미군을 철수시켜 그곳에서 20년 만에 미국의 전쟁을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우리는 5월 1일 이전에 남은 병력에 대한 질서 있는 철수를 시작해 9·11 테러 20주년 기념일 이전에 모든 미군을 아프간에서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이 결정을 내렸고, 미국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한 최선의 길은 (전쟁 시작) 20년 후 아프간 전쟁을 종식해 20년 전이 아니라 오늘날 세계적인 위협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내일 발표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고위 관계자는 아프간 미군 철수 결정 배경과 관련, “우리는 오랫동안 군사력이 아프간 내부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아프간 내부 갈등을 끝내지 못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래서 우리는 군사작전을 끝내면서 외교적으로 진행 중인 평화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데 우리의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초기 이래로 가장 적은 수의 미군과 파트너 병력 아프간 주둔 △5월 1일까지 모든 미군을 철수시키기로 한 미국과 탈레반 간 합의 △탈레반과 아프간군 사이의 군사적 교착 상태 등을 미군 철수 결정의 맥락이라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탈레반 대표는 지난해 1월 29일 카타르 도하에서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탈레반이 무력 행위를 중단한다는 합의 조건을 지킨다면 아프간에 파병한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국제동맹군이 14개월 안에 모두 철군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간에 대한 군사적 해결방안이 없고, 우리가 거기에 너무 오래 있었다는 견해에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위 관계자는 병력 철수 후 아프간에 남게 될 유일한 미군은 외교관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정도로 그 숫자는 미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 20년 동안 미군에 협력한 아프간인과 가족에 대해 특별이민비자 발급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아프간에서 미국의 노력을 지지했던 아프간인과 그들 가족을 위한 특별이민비자를 확대하고 더 신속히 처리하기 위해 의회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감축 결정을 했던 독일 주둔 미군을 오히려 증원하기로 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베를린에서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독일 국방장관과 가진 공동 회견에서 500명의 미군을 독일에 증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