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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서도 중고제품 열풍...“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소비”

핀란드서도 중고제품 열풍...“지속가능한 친환경적 소비”

기사승인 2021. 05. 3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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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싱키에 대형화되고 전문화된 중고품 가게가 빠른 속도로 세워져
지속 가능한 개발, 의류 거래의 변화, 재정적 이유
중고 거래에 거부감이 없는 핀란드 사람들
전 세계적으로 지속가능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벼룩시장과 중고품 전문매장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핀란드 공영방송(YLE)은 중고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패스트 패션’에 반기를 드는 벼룩시장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에서는 저렴하고 정감 있게 중고 물건을 거래할 수 있는 여러 애플리케이션(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헬싱키에서는 매년 5월과 8월, 하루 동안 시민들이 자신의 물건을 동네의 공원으로 들고나와 판매하며 축제처럼 즐기는 행사 ‘시보우스 파이바(청소의 날)’가 있다. 중고품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와 달리 긍정적이고 중고 제품의 사용이 생활의 한 부분으로 깃들어 있다. 날이 좋은 주말이면 사람들의 왕래가 잦은 장소에는 옷이며 그릇, 가구 등 각종 중고 생필품을 파는 이들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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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곳곳에 자리잡은 핀란드의 중고 의류매장. 중고품 거래에 거부감이 없는 핀란드에서는 작년 코로나로 인해 경제적인 타격을 입으면서 이러한 매장이 더욱 전문화되고 기업화가 되었다. / 사진 - 강나영 헬싱키 통신원
최근 몇 년간 벼룩 시장이 기업화가 되면서 전국적인 중고품 체인점(UFF)이나 백화점에도 입점한 대형 중고 의류 체인점(Relove)이 생기기도 했다. 반면 전통적인 북유럽 패스트 패션 기업인 H&M과 Monki를 포함한 핀란드의 수백 개 의류 매장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폐점하거나 직원 6000명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7억 유로(약 9500억원)의 판매 손실을 입었다.

대세로 떠오르고 있는 빈티지 가게들은 이제 구체적이고 전문화되기 시작했다. 남성용 중고품을 전문으로 하거나 고급화 전략을 쓰는 매장도 생겼다. 헬싱키의 톨로(Toolo) 지역에는 몇 블록 안에 이미 4개의 중고 매장이 있다.

핀란드의 의류 산업을 연구해온 핀란드 노동조합연맹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야나 쿠르예노야는 이미 몇 년 전부터 2018년에는 가구당 의류 소비에서 중고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약 2%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쿠르예노야는 “이는 실제로 상당히 높은 수치이며 연간 10%씩 더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동조합연맹과 독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8~64세 핀란드인의 약 26%가 중고 의류를 구입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스웨덴에서는 23%, 독일에서는 17%가 중고 의류를 구입했다. 유럽 국가 중에서도 핀란드인들의 중고품 선호도는 높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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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가치가 있을만한 악세서리, 그릇, 생필품도 쉽게 볼 수 있다. 가장 행복한 나라의 핀란드에서는 중고품이라는 이유로 제품 구입에 망설이지 않는다. / 사진 - 강나영 헬싱키 통신원
핀란드에서 중고품 매장을 운영하는 민나 아우티오는 YLE의 인터뷰에서 판매할 때 특정 브랜드를 강조하지는 않지만 고급 스칸디나비아 브랜드 상품이 잘 팔린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구찌와 샤넬은 매장에 진열되자마자 팔린다”고 말했다. 경제학자 쿠르예노야는 중고 거래가 “값비싼 제품을 위한 훌륭한 채널”이라며 패스트 패션을 대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기업은 중고 거래가 유행하는 추세에 맞춰 몇 세대 동안 지속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들은 좋은 제품을 신중하게 구입하여 필요가 없어졌을 때는 중고로 판매하는 선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 핀란드는 개성이 넘치고 고급스러우며 친환경적 소비를 추구할 수 있는 빈티지 패션의 매력에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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