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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오너家 2·3세, 경영 일선 등장…승계 본격화 움직임

보험사 오너家 2·3세, 경영 일선 등장…승계 본격화 움직임

기사승인 2021. 06.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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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경영' 포문 연 DB손보 장남
취임 1년, 제조업 혁신 드라이브
한화·교보생명, 디지털 전환 주도
현대해상, 주식담보로 수억 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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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금융도 3세 경영의 막이 올랐다.’ 지난해 11월 한화생명이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을 때 업계 안팎에선 이 같은 평가를 내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인 당시 김동원 상무는 디지털 성과를 인정받아 전무에 올랐다. 2016년 상무로 승진한 지 5년여 만이다.

# 2020년 ‘뉴 DB’가 깃발을 올렸다. 40대 총수가 등장하면서다. 부친의 성 추문에서 비롯된 오너 리스크와 이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경영 승계를 하게 된 김남호 DB그룹 회장에게 ‘준비된 회장’임을 검증해야 하는 시간이 시작된 순간이기도 하다.

보험사 오너 2·3세들이 최근 경영 일선에 등장하고 있다. 이미 2세가 그룹을 이끌고 있는 DB를 비롯해 한화생명도 승계 작업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아직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지만 계열사에 입사해 경영 수업을 받거나 지분을 매입한 3세도 있다. 향후 경영권 승계의 포석으로 풀이된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김남호 DB그룹 회장은 다음달 취임 1주년을 맞는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해 DB그룹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2009년 동부제철에 입사하며 그룹 경영에 처음으로 참여했다. 팜한농, DB금융연구소를 거쳐 회장직에 올랐다.

DB그룹은 금융부문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은 곳이다. 김 회장이 취임하기 전인 2019년 연결 기준 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등 금융 계열사 실적이 그룹 매출의 93%에 달했다. 김 회장은 DB하이텍을 중심으로 제조업 부문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DB하이텍은 ‘DB그룹 캐시카우’이자 제조업 부활을 책임질 계열사로 꼽힌다. 김 회장은 비금융부문 지주회사 격인 DBInc.뿐 아니라 DB하이텍에서도 상근 회장(총괄)으로 이름을 올리며 힘을 싣고 있다.

한화생명도 경영승계가 가시화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는 지난 1월 조직 개편을 통해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에 이어 신설 전략부문장을 맡았다. 올해부터는 CDSO로서 디지털전략을 책임지고 회사가치 증대, 해외 진출, 지배구조전략, 미래신사업전략까지 포괄적으로 이끌고 있는 셈이다. 김 전무의 위상이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 전무는 2014년 옛 한화첨단소재에 입사하면서 경영 수업을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한화생명 전사혁신실로 자리를 옮겼고 1년 만에 상무를 맡은 뒤 지난해 전무로 승진했다. 김 전무는 앞서 2019년에는 한화생명 입사 후 처음으로 자사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김 전무는 향후 한화생명을 비롯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승계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한화 금융계열사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다. 김 전무의 한화생명 지분율은 0.03%이지만 올해 도입한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성과급 제도를 통해 2027년 39만주의 한화생명 주식을 받을 예정이다.

생명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오너 경영을 이어오던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도 슬하에 2남을 뒀다. 장남인 신중하씨는 교보생명 자회사인 교보정보통신에서 디지털혁신(DX)신사업추진팀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팀장은 2015년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하면서 발을 들였다. 이 회사는 계약심사·지급심사·특별심사를 담당하는 교보생명의 자회사다.

신 팀장은 보험금 지급 과정의 첫 단계인 손해사정에서 근무하면서 보험업 관련 경험을 쌓았고, 교보정보통신에서 디지털 전환 전략을 익히는 중이다. 교보생명이 디지털 전환에 적극적인 점을 고려하면 신 팀장의 역할론도 커질 전망이다. 신 회장의 두 아들은 아직 교보생명 지분이 없지만 경영 수업에 더 집중하는 모습이다.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은 1남1녀를 두고 있다. 장남 정경선 HG이니셔티브(HGI) 이사회 의장은 1986년생으로 현재 개인 사업을 하고 있다. 2012년 비영리법인 루트임팩트를 설립하고 2014년 주식회사 HGI를 설립했다.

경영에 참여하고 있진 않지만 정 의장은 지난 3월 누나인 정정이씨와 각각 5만주씩 현대해상 주식 22억6000만원 어치를 매수한 바 있다. 또 본인의 현대해상 주식과 아버지 정 회장의 주식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은 총 230억원이 넘는다. 이를 두고 지분 승계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현 대주주가 주식을 물려주고 수증인이 증여세를 내는 구조가 아니라, 잠재 수증인이 돈을 빌리는 데 주식 담보를 대신 제공해주는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이 밖에 오너일가 가운데에는 정 회장의 사위인 김현강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상무가 관련 계열사에서 재직 중이다. 김 상무는 상품전략본부장으로 상품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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