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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힝야와 연대를” 검은 옷 입고 군부에 맞서는 미얀마 시민들

“로힝야와 연대를” 검은 옷 입고 군부에 맞서는 미얀마 시민들

기사승인 2021. 06. 1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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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차별과 박해 속에서 학살당한 로힝야족을 추모하고 연대하는 #Black4Rohingya 운동에 동참한 미얀마 시민들의 모습./사진=SNS캡쳐 갈무리
“로힝야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한다. 불의·억압·차별을 끝내고 모두의 자유와 정의를 위해 함께 싸우자.”

13~14일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검은 옷을 입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를 하는 미얀마 시민들 사진이 대거 올라왔다. 군사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이 로힝야족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행동이다.

로힝야족은 그동안 미얀마에서 국민으로조차 인정받지 못한 채 가장 많은 차별과 박해를 받은 소수민족이다. 지난 13일은 이런 핍박 속에서 학살당한 로힝야족을 추모하는 ‘#Black4Rohingya(로힝야를 위한 검은색)’의 날이었다. SNS에 검은색 옷을 입고 #Black4Rohingya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해 글을 올리는 이 운동은 2012년 6월 라카인주에서 학살된 로힝야족을 추모하고 연대하자는 취지로 지난 2013년 7월 시작됐다. 2014년부터는 매해 6월 13일로 지정됐다.

올해 #Black4Rohingya 운동은 다른 국면을 맞았다. 군부 쿠데타로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 등이 구금되고 민선정부가 전복된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반(反) 군부 투쟁이 소수민족까지 아우르는 성격으로 확대된 때문이다.

불교를 믿는 버마족이 다수를 차지하던 미얀마에서 이슬람교를 믿는 로힝야족은 대다수 미얀마인들에겐 외부인 내지는 침입자로 여겨졌다. 미얀마인들은 로힝야족을 ‘로힝야’로 부르지도 않았고 방글라데시에서 온 불법 이주민을 비하하는 ‘뱅갈리’로 칭했다. 그러나 올해 6월 13일에는 ‘로힝야 형제자매들(brothers&sisters)’이 됐다.

군부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은 SNS에 검은 옷을 입고 저항의 상징인 세 손가락 경례나 로힝야족과 연대한다는 문구를 든 사진과 글을 올렸다. “버마족인 나는 군부에 속아 로힝야족의 고통을 외면하고 차별에 가담했다”고 고백하는 시민이 있는 가하면 “로힝야는 군부에 의해 오랫동안 억압을 받았다. 연방 민주주의에서 다수와 소수 사이의 차별이 없길 바란다. 함께 연대하자”는 호소도 눈에 띄었다. 미얀마 최대 도시인 양곤과 군부에 가장 치열하게 맞서고 있는 지역 중 한 곳인 사가잉주(州)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시위대가 “억압받는 로힝야를 위해”라고 쓴 팻말을 들고 저항했다.

#Black4Rohingya 해시태그 운동은 14일 오전 트위터에서만 50만개에 가까운 게시물을 기록했다. 로힝야 활동가로 유명한 로 네 산린은 AFP통신에 “미얀마 내부(국내)에서도 사람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하게 돼 무척 기쁘다”며 “미얀마 내부에서도 더 강한 연대가 이루어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에 맞서고 있는 민주진영의 국민통합정부(NUG)는 수치 국가고문이 이끌던 기존 민주주의민족동맹(NLD) 정부와는 달리 로힝야족을 위한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NUG는 지난 3일 “로힝야족을 차별하는 1982년 제정 시민권법을 폐지하고 미얀마에서 태어난 모든 사람에게 시민권을 줄 것”이라며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족 난민을 자발적으로 안전하게, 존엄성을 지키며 조속히 데려올 것”이라고 약속했다. 잔혹한 진압으로 악명 높았던 경보병77사단에서 탈영해 시민불복종운동(CDM)에 가담한 장교 역시 미얀마 군부가 파시스트 집단이라고 비판하며 이례적으로 “로힝야 위기상황이 그 점을 잘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반면 쿠데타의 주범인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은 최근 홍콩 봉황TV와 인터뷰에서 “로힝야족은 가상의 명칭에 불과하고 공식적으로 인정된 소수민족도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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