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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도 안되는 ‘인턴’…이마저도 ‘금쪽’

최저임금도 안되는 ‘인턴’…이마저도 ‘금쪽’

기사승인 2021. 06. 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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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모집공고에 700명 몰리기도
구직 기간 길수록 '비정규직도 괜찮다'
취업커뮤니티
206만 멤버를 지닌 온라인 취업 카페에 ‘금턴’ 관련 글이 올라온 모습/네이버 카페 갈무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청년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인턴자리마저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인턴이 금처럼 귀하다는 의미의 ‘금(金)턴’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14일 부산에 사는 취준생 이모씨(25)는 제주도에 위치한 한 공사의 인턴십 프로그램에 서류 통과해 면접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최종 합격할 경우 한동안 타지에서 생활해야 하지만 그에겐 이마저도 감지덕지다. 이씨는 “불러주는 데도 없고 어디든 불러주는 곳이면 간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씨가 지원한 직무의 업무기간은 4개월로 비교적 짧은 기간이어서 기존 월세방을 빼기도 애매하다. 임금은 세전 182만원으로, 제주도 거주 비용과 기존 월세방 비용까지 고려하면 수입은 10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마저도 ‘양반’인 셈이다. 방송관련 직무 취업준비생들이 모인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다수의 사람들은 한 방송사의 인턴십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인턴은 다 무급이라고 보면 된다”며 “이거라도 있어야 취업이 된다”고 말한다.

채용이 보장되지 않을 뿐더러 적은 임금을 받는 인턴자리마저 ‘금쪽’이 되고 있는 실상이다. 지난해 9월 실시된 한국서부발전 체험형인턴 사무 직무 경쟁률은 74.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비슷한 시기 카카오페이지 체험형인턴 2명 모집공고에 특정 구직사이트 지원자 수만 700명이 넘었다.

안정성과 급여가 보장되지 않더라도 이를 감내하겠다는 취준생은 늘고 있다. 3일 취업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현재 취업을 위한 구직활동 중인 20∼30대 구직자 1574명을 대상으로 ‘비정규직취업 의향’을 조사한 결과 80.5%가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했다. 구직활동 기간이 ‘1년∼2년 미만’인 구직자 그룹의 경우 ‘비정규직 취업도 괜찮다’는 응답이 87.2%로 가장 많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구직자 입장에서 인턴도 취업 연계가 되거나 경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간절해지고 있다”며 “고용주 입장에서는 쉽게 큰 돈 안들이고 인력활용을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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