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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공산당 창당 100주년 앞둔 중국, 마오쩌둥 시대 미화 작업 한창”

WSJ “공산당 창당 100주년 앞둔 중국, 마오쩌둥 시대 미화 작업 한창”

기사승인 2021. 06. 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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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시진핑 주석 지시 따라 역사 재포장...마오쩌둥 시대 이후 최대 운동"
마오쩌둥의 문화혁명·대약진운동·하방, 미화·삭제·재평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 등 삭제...공산당 비판 '역사 허무주의' 단속 강화
China Communist Party Anniversary
중국이 다음달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유산 등 과거사 미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중국 시민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왕후징(王府井) 쇼핑 거리에 설치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물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사진=베이징 AP=연합뉴스
중국이 다음달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마오쩌둥(毛澤東) 시대의 유산 등 과거사 미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이날 중국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지시에 따라 역사를 재포장하고 있다며 공산당 역사를 홍보하는 선전 캠페인이 ‘마오 시대’ 이래 최대의 대중 교육 운동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시 주석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올바른 역사관’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며 이는 국가 부흥이라는 ‘중국몽’의 획기적인 시기이자 마오쩌둥과 덩샤오핑(鄧小平)과 함께 위대한 지도자로서 자신의 유산을 공고히 하는 기회라고 평가했다.

과거사 미화는 중국역사연구원이 담당하고 있다. 연구원은 한국전쟁 때 유엔군의 폭격으로 숨진 마오쩌둥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에 관한 내용을 다시 집필했다.

2003년 출판된 한 중국 인민해방군 장교의 회고록에 따르면 마오안잉은 계란볶음밥을 만들기 위해 불을 피웠다가 위치가 노출돼 연합군 폭격기에 의해 폭사했다.

하지만 중국역사연구원은 지난해 11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이야기가 마오안잉의 용감한 희생이라는 영웅적 이미지를 중대하게 왜소화한다며 기밀 해제된 전문(電文)과 목격자의 증언을 인용해 그가 부대 사령부의 무전이 노출돼 살해됐다는 새로운 버전을 소개했다.

WSJ은 중국역사연구원이 계란볶음밥이 언급된 회고록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공식 출판사가 출간한 것이라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China Communist Party Anniversary
13일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 행사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사진=베이징 AP=연합뉴스
아울러 연구원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도시 청년 수백만명이 농촌에서 생활하고 일하도록 강요한 마오쩌둥의 하방(下放)에 대해 ‘사회 발전을 진척시킨 위대한 업적’이라고 묘사했다. 이는 시 주석이 1969년부터 하방한 7년이 ‘시골 청년’으로서 인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배운 ‘변형의 경험’이라고 묘사한 것과 일치한다고 WSJ은 평가했다.

중국역사연구원과 별도로 공산당 역사가들도 수천만명이 아사(餓死)한 것으로 전해진 마오쩌둥의 대약진운동과 문화혁명을 왜곡하고,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의 대외정책인 도광양회(韜光養晦·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때를 기다린다) 등을 삭제했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인들에게 가장 권위 있는 텍스트인 ‘중국 공산당 소사(小史)’의 종전 판은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기근 중 하나로 이어진 처참한 경제 프로그램인 ‘대약진’에 두툼한 구절을 할애했으나 지난 2월 발간된 개정판은 ‘이 쓰라린 역사적 교훈은 잊어서는 안 된다’는 대약진운동과 그 후유증에 관한 종전 판의 결론을 삭제했다.

아울러 개정판은 중국 사회를 황폐화하고, ‘반혁명 분자’에 대한 일련의 숙청으로 수백만명이 죽은 문화혁명의 시작 때 마오쩌둥의 실수에 관한 상세한 논의를 삭제하고 대신 그 10년 동안 중국의 산업·기술·외교적 성과에 초점을 맞췄다고 WSJ은 밝혔다.

개정판은 덩샤오핑의 도광양회와 그가 1989년 당 군사위원회 주석을 사임할 준비를 하면서 한 ‘한두 사람의 명성에 국가의 운명을 거는 것은 매우 건강하지 않고 위험하다’는 말도 삭제했다.

이는 덩샤오핑 시대에 확립된 중국 공산당의 집단 지도체제가 40년 만에 사실상 막을 내린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국인민대표자대회(전인대)는 2018년 3월 국가주석의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한 개정안을 99%의 찬성으로 통과시켜 시 주석의 ‘1인 체제’ 시대가 개막했음을 알렸다.

공산당의 역사나 지도부를 비판하는 세력에 대한 단속도 강화됐다.

중국의 사이버 감독기관인 중국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지난 4월 공산당 지도부나 정책을 비판하고, ‘선진 사회주의 문화’를 부정하는 것을 ‘역사적 허무주의’로 규정하고 인터넷 플랫폼과 전화 핫라인을 통해 이를 신고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은 5월 초에 ‘역사적 허무주의’를 전파한다고 간주되는 다수의 계정을 정리하고, 온라인 플랫폼에 200만개가 넘는 불법 포스트를 삭제하도록 지시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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