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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형사고 예방, 언제까지 말만 할 것인가

[사설] 대형사고 예방, 언제까지 말만 할 것인가

기사승인 2021. 06. 2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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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17명의 사상자를 낸 지 며칠 되지 않았는데 이번엔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진화 작업을 하던 베테랑 소방관이 숨지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건물 붕괴나 물류센터 화재는 모두 인재인데 같은 사고가 끊이질 않아 안타까움을 넘어 ‘국민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소방관 순직에 “마음이 아프다”며 유가족을 위로했고 쿠팡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모든 노력과 지원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여야 정치권과 대선 주자들도 한결같이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고 다시는 사고가 없길 바랐다. 하지만 이런 위로나 애도가 이번뿐 아니라 사고가 날 때마다 늘 나오는 의례적인 말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쿠팡 물류센터는 건물 안이 미로처럼 돼 있다. 방화벽 설치도 어렵다. 박스와 비닐 등 인화성 물질로 꽉 찬 데다 건물 연면적이 축구장 15개 넓이와 맞먹어 진화 작업이 어렵다. 스프링클러는 효율성이 떨어진다. 화재에 취약하다. 전국에는 진화 작업이 어려운 물류센터가 4624곳이나 되는데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않으면 대형사고가 언제 또 날지 모른다.

광주 붕괴 사고는 건물 해체 공사를 54억원에 따내 12억원에 재하청을 주었다. 건물 해체 계획도 미비하고, 현장 감리도 부실했다. 조폭 출신이 관련됐다는 얘기도 나오고 사업 인·허가 과정에 전직 기초단체장과 국회의원 보좌관, 현직 경찰 간부, 행정 공무원 등에게 아파트 분양권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경찰이 들여다본다고 한다. 온통 비리 복마전이다.

사고만 나면 위로·애도하고 재발 방지를 외치는데 언제까지 이런 말만 할 것인가. 벌써 몇 번째인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 맨날 같은 위로, 같은 예방 대책으론 국민을 안심시킬 수 없다. 쿠팡이 4015억원의 보험에 가입했어도 사고 재발 방지 대책은 아니다. 정부는 전국 물류센터와 건물해체 현장 전수조사를 통해 인명과 재산 피해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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