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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주인 맞는 이스타항공, 1년3개월 만에 날개 편다

새주인 맞는 이스타항공, 1년3개월 만에 날개 편다

기사승인 2021. 06. 2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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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협상대상자로 성정 유력
이달 말 실사… 내달 초 계약 체결 예상
체불임금에 퇴직금 부채까지… 일각선 '승자의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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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사실상 건설업체 성정으로 정해졌다. 승자의 저주가 우려되는 가운데 ‘동방의 별’이 다시금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이스타항공의 우선협상대상자로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 업체 성정으로 확정지을 것이 유력하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이스타항공은 성정 품에 안기게 된다. 제주항공으로의 인수합병 무산으로 셧다운된 지 1년 3개월 만이다.

‘동방의 별’이라는 뜻을 지닌 국내 5위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은 업황 악화로 인한 실적 부진, 경쟁 심화, 일본 불매 운동 등 여파로 2019년 9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이후 그해 12월 제주항공이 인수를 전격 발표하며 새로운 주인을 맞는 듯했다. 그러나 작년 7월 결국 제주항공이 매각을 포기하면서 이스타항공은 새로운 인수 후보를 찾지 못하고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하지만 올해 5월 31일까지 공개 경쟁 방식으로 진행된 입찰에 쌍방울그룹 광림컨소시엄, 하림그룹 팬오션 등 10여 곳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부실경영에 대한 책임을 가리는 재판이 진행되면서 오너리스크를 덜어낸 데다 백신 보급, 트래블 버블 체결 추진 등에 따라 항공업 부활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이후 팬오션이 본입찰에는 불참하면서 쌍방울그룹만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하게 됐다.

이스타항공 매각은 우선매수권 갖는 예비인수자를 미리 선정해 놓고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입찰 공고 전 성정과 이스타항공은 ‘인수·합병을 위한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쌍방울그룹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성정이 지난 17일 추가 자금을 투입, 우선매수권 행사 공문을 보내면서 사실상 성정을 새 주인으로 보는 시각이 유력했다.

성정은 이스타항공에 대한 정밀 실사를 진행한 뒤 투자 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 통상 정밀 실사에 1~2주 가량이 소요되기 때문에 계약 체결 시점은 7월 초로 예상된다. 이후 법원에 다음달 20일까지 부채 상환과 유상증자 등의 계획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제출하면 모든 매각 절차는 마무리된다.

업계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이스타항공이 운항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 또한 “하반기 재운항을 계획하고 있다”며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운항증명(AOC) 승인을 받아야 해서 재승인 과정을 준비 중에 있고 사업계획도 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항공업이 여전히 부진의 늪에 빠진 점을 고려하면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스타항공의 매각가는 대략 11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공익채권인 체불임금과 퇴직금 등은 700억원, 채권자가 법원에 신고한 회생채권 1850억원인 데다가 총 부채 또한 2187억원에 달한다. 현재 이스타항공이 전 노선 운항을 중단, AOC 재취득을 준비 중인 만큼 인수 후에도 당장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연매출 60억원 수준인 성정이 이스타항공을 감당할 수 있겠냐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업의 경우 전문적인 운영 노하우가 필요한데 경험이 전무한 성정이 의지만으로 잘 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이스타항공을 품으면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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