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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화 명분 만드나…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준비 소식 알려

북한, 대화 명분 만드나… ‘판문점선언’ 국회비준 준비 소식 알려

기사승인 2021. 07. 0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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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국회 상황 전하며 대화 초읽기
려명 "국회 비준 적극 추진 목소리 날로 높아가"
우리민족끼리 "한반도 평화 열망하는 민심의 분출"
실제 국회 비준 이뤄진다면 북한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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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
북한이 선전매체를 통해 한국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추진 상황을 전하며 대화 초읽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북한은 대회선전매체인 려명을 통해 4일 “최근 남조선 각 계층 속에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남측 국회 상황까지 전하며 판문점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매체는 남측 보도를 인용하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범여권 국회의원들의 국회 비준 동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소개했다. 지난달 17일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은 250개의 시민단체와 함께 국회 비준을 위한 행동에 들어간 바 있다.

매체는 남측 여론을 전하며 “2018년 4월 판문점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은 국회 비준을 받아야 마땅한 일”이라며 “어느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차기 정부가 보다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행보를 펼칠 수 있도록 북남(남북) 선언들의 국회 비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대표적인 선전매체인 ‘우리민족끼리’도 지난달 30일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촉구하는 남측 여론을 전했다. 신문은 이와 관련해 “한반도 평화를 열망하는 민심의 분출”이라며 “북남공동선언 실천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함을 다시금 명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남측의 대화 제안은 물론 미국의 대화 손짓까지 무시하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북한은 대화의 선결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를 들고 있지만 미국은 한치도 양보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화를 위한 양측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화의 동력도 점차 사라지는 모양새다.

하지만 북한이 대외선전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촉구하는 내용을 전하면서 대화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판문점선언과 평양공동선언은 정기적인 남북대화를 위한 제반을 마련하는데 양측이 동의했고, 남북연락사무소도 대대적으로 출범시키면서 대화와 협력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었다.

대화를 강조한 이 선언들에 대한 북한의 관심이 아직 남아있음을 확인하면서 우리 정부의 고심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긴밀한 공조를 통해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를 줄기차게 제안하고 있지만 북한은 남측엔 아예 반응조치 하지 않고, 미국엔 고위 인사의 담화문까지 내며 거부 의사를 거듭 밝히는 중이다.

하지만 비난의 수위가 낮아 향후 대화의 판을 완전히 깨지 않으면서 대화 가능성도 남겨뒀다. 이번 보도도 그런 의도의 일환으로 읽힌다. 통일부도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고 수차례 강조하는 등 실제 비준이 이뤄진다면 북한이 적극적인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철저히 남측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이번 메시지를 직접적인 대화 제의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언젠가는 열릴 대화를 위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크게 보면 대화의 가능성을 닫아놓은 것은 아니라는 모종의 메시지를 남측에 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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