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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 밀월 깊어지는데… 비대면 남북대화 ‘공허한 메아리’

북·중 밀월 깊어지는데… 비대면 남북대화 ‘공허한 메아리’

기사승인 2021. 07. 0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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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통미봉남' 전략에 휘말리는 한·미
북·중의 제재완화 요구에 한국도 편승?
미국 남·북·중에 동시 압박 당하는 모양새
강력한 한·미 공조 통한 북핵 해결 더 어려워져
다시 닫히는 판문점 가는 길
지난 5월 13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 남단에서 애브릴 헤인스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탑승한 차량 행렬이 통과한 뒤 육군 장교가 바리케이드를 닫고 있다. ‘다시 닫히는 판문점 가는 길’이라는 제목의 사진. /연합
북한과 중국이 연일 친선을 과시하며 밀월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우리 정부의 비대면 남북정상회담 제의가 공허한 메아리로 돌아오는 모양새다. 청와대는 최근 북한에 비대면 남북정상회담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반응조차 하지 않으며 ‘대남 패싱’을 심화하고 있다.

북한은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와 조건 없는 대화 제의에 담화를 통해 거절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문재인정부의 대화 제의엔 침묵으로 일관하는 등 대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6일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미국과는 소통하지만 한국은 철저히 무시하는 북한의 전통적인 외교 전략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전형적인 외교 전략이다. 도발 등으로 긴장 수위를 한껏 끌어올린 후 극적인 협상 재개를 통해 경제 보상 등의 원하는 바를 취하는 전략이다. 남측을 철저히 무시하면서 협상판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도 최대로 끌어올려 한·미가 협상에 앞서 저자세로 나오게끔 하는 수법이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북한은 과거처럼 한국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으며 중국과 밀착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 상황을 뚫기 위해 미국에 금강산 관광 재개, 대북제재 일부 완화 등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결국 인도적 지원과 같은 낮은 수준의 남북협력을 인정하며 대화를 재개할 공산이 크다.

중국도 때마침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하는 압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일 열린 제9차 세계평화포럼에서 강경한 대미 메시지를 낸 것이 최근 알려졌다. 그는 미국이 지난 수십 년 간 북한에 가한 군사적 위협과 압력을 반성해야 한다며 미국은 최대한의 조치와 성의로 북한에 호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이러한 중국 밀착 행보는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한국도 미국에 지속적으로 제재 일부 완화와 인도적 남북교류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중국까지 최대한의 조치와 성의를 보이라고 압박하는 상황에서 미국은 남·북·중에 협공을 당하는 모양새다. 한·미 간 긴밀한 공조와 조율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북정책에서 동상이몽을 꾸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조건 없는 대화를 제시한 바이든 행정부로선 대북 협상 재개를 위한 묘수를 마련하기가 더욱 복잡해지는 상황이다. 임기 말에 접어든 문재인정부는 지지율 반전을 위한 방편으로 비대면 남북정상회담 제의라는 히든카드를 제시했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전향적인 자세로 한·미의 대화 제의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 중국과 밀착하는 행보 속에서 한국은 철저히 배제하면서 한·미 간 이견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이 북한의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양보성’ 대가 없이는 대북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북·중이 밀착하고 한국은 북·중의 요구에 편승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강력한 한·미 공조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도 더욱 요원해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6일 “북한의 결심만 있으면 당장 내일이라도 화상 정상회담을 진행할 수 있는 제반 시스템이 우리도 북한도 갖춰져 있다”면서 “다만 이번 일을 계기로 화상 시스템을 준비한 것은 아니고 지난해 말부터 기재부와 함께 업무추진계획에 따라 화상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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