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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풍수와 동기감응론 인식

[기고]풍수와 동기감응론 인식

기사승인 2021. 07. 07.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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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해 한양대 동양문화학과 교수
박정해 한양대 동양문화학과 교수
풍수는 땅을 인간의 생모로 간주하는 데서 출발한다. 몸과 마음이 땅으로부터 비롯됐기 때문에 ‘인걸은 지령’이라 했다. 길한 터가 인재를 기른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러한 연장선에서 효를 다한 후손이 부모의 유체를 통해 좋은 기를 받는다는 사고 또한 같은 개념이다. 이를 ‘동기감응론’이라 하는데, 몸은 비록 이승과 저승으로 갈려 있지만 같은 기는 서로 감응한다는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효를 다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람이 생기로서 태어났으니, 사골(死骨)일망정 생기 속에다 안장한 후라야 죽은 자의 안위는 물론이요, 자손의 복록도 바랄 수 있다는 것이다.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는 동안에는 하늘로부터 양의 천기를 흡수해 혼을 길러 정신을 관장하고, 땅으로부터 음의 지기를 흡수하여 넋(魄)을 길러 육신을 관장하면서 정신과 육체의 조화를 꾀한다. 더 나아가 ‘부모의 유골이 기를 받으면 자식이 음덕을 받는다’는 명제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장설(張說) 등은 구리 광산의 일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한나라 미앙궁 궐내에서 어느 날 저녁, 아무런 이유 없이 종이 저절로 울렸다. 동방삭(BC.154~BC.93)이 말하길 “필시 구리 광산이 붕괴되는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머지않아 서촉 땅 진령(秦嶺)에서 동산(銅山)이 붕괴됐다는 소식이 왔다. 이 날짜를 헤아려 보니, 바로 미앙궁 종이 스스로 울던 그 날이었다. 이에 황제가 동방삭에게 묻기를 “어떻게 그 일을 알았느냐?”고 했다. 그러자 동방삭이 대답하길 “무릇 구리는 동산(구리 광산)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기는 서로 감응하기 때문에, 마치 사람이 그 부모로부터 몸을 받는 거와 같은 이치입니다”고 했다. 황제가 탄식하며 말하기를 “미물도 이러할 진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어떠하겠는가! 하물며 귀신에 있어서야 어떠하겠는가!”라고 했다. 또한 “구리는 동산에서 나오는 것이니, 산이 무너지자 종이 스스로 우는 것처럼, 마치 부모의 유해가 기가 같은 자손에게 복을 입히는 것과 같은 것이니, 이것이 자연지리의 이치”라고 했다.


동방삭
삼천갑자를 살았다는 전설의 ‘동방삭’./출처: 위키백과
동기감응론은 단순히 풍수에서만 주장하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동양사상의 근간을 이루는 ‘주역’의 ‘건’ 괘에서는 공자(BC 552∼BC 479)의 말을 빌려 동기감응론에 입각한 설명을 하고 있다. 즉, 같은 소리는 서로 응하고 같은 기는 서로 구한다고 하는 ‘동성상응 동기상구(同聲相應 同氣相求)’라는 표현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동기감응론에 상응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공자의 논리는 풍수의 근간을 이루는 동기감응론의 어원에 해당되며, 가장 오래된 논리적 구성이다. 진나라의 여불위(?~BC 235)는 ‘골육지친(骨肉之親)’이라 하면서, 같은 뿌리에서 나왔으나 단지 몸만 따로 존재한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다. 주자도 ‘산릉의장’에서 “형신이 안정치 못하면 자손 또한 사망·절멸의 우환이 있으니 심히 두렵다”고 했다.

현대에 이르러 동기감응론을 입증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KBS ‘미스테리 추적’(1997년 10월 20일)에서 정자 실험을 통해 동기감응론의 실체를 보여준 적이 있다. 정자의 주인에게 전기 자극을 주자, 정자가 정확히 반응하는 모습을 보여 동기감응론의 실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부산 동명대 이상명 교수는 “피 실험자의 몸 밖으로 배출된 정자가, 피 실험자와 동일한 전자스핀을 갖고 있어 전자기적 공명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명 교수가 말한 ‘동일한 전자스핀’을 풍수적 관점에서 바라보면, 같은 기의 다른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즉, 표현법만 다르지 동기가 감응한다는 인식은 다르지 않은 것이다.

그 외에도 동기가 감응한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족보를 추적하고 분석해서 길지와 후손의 발복 관계를 살펴보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시도는 현대적인 실험과 통계자료를 통해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풍수의 핵심논리인 동기감응론의 실체를 낱낱이 분석하고 합리적 대안의 제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현재 우리의 풍수는 발전하고 변화하여야만 생존할 수 있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발복론과 거리가 먼 화장문화가 대세를 형성하고 있으며, 바로 눈앞에 실체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현대인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정해 한양대학교 동양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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