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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더스! 中 교민사회 붕괴 위험 직면

엑소더스! 中 교민사회 붕괴 위험 직면

기사승인 2021. 07. 17.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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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치명타가 돼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중국은 기회의 땅이었다. 한국인들에게 차이나 드림이라는 말이 괜히 나돈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단언해도 좋다. 기회가 고통이라는 단어로 바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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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구 왕징의 코리아타운. 이제 전설이 돼가고 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베이징=홍순도 특파원.
재중 한국 교민들의 수가 모든 것을 다 말해준다고 봐도 좋다. 한국 교민사회에 정통한 베이징 한인 소식통의 17일 전언에 따르면 수년 전만 해도 재중 한국 교민들은 무려 100만명 가까이를 헤아렸다. 그러나 지금은 최대 50만, 최소 30만명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교민 수가 초토화됐다고 해도 좋을 만큼 대폭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의미하는 것은 뻔하다. 더 이상 중국에 머물러 있어봐야 이득이 없다는 사실을 말한다. 이에 대해 하정수 중국한국인회 총연합회장은 “중국은 저임금이나 낮은 임대료를 보고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다. 어정쩡한 기술을 들고 들어와도 버티지 못한다”면서 중국이 이제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들에게 만만한 곳이 절대 아니라고 강조했다.

하 회장의 말대로 실제 중국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지 직원들의 고임금을 각오해야 한다. 베이징, 상하이(上海) 등에서는 월 1만 위안(元·177만 원)을 줘도 쓸만한 사람을 쓰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기도 하다. 여기에 반드시 들어줘야 하는 직원들의 5대 보험까지 더할 경우 굳이 중국에서 사업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사태로 불거진 반한 감정과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역시 교민사회가 초토화된 이유로 거론해야 한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현재진행형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 사태까지 터졌다.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가 도무지 버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 일부 지역이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것도 이유로 부족함이 없다. 이와 관련, 베이징 차오양(朝陽)구 왕징(望京) 교민 김동근 씨는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 높은 임대료와 인건비로 고전하느니 베트남 쪽으로 가는 것이 훨씬 더 낫다. 내 주변에서 여럿이 동남아로 사업 근거지를 옮겼다. 나도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차이나 엑소더스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한때 자영업자들의 성공 신화를 비롯한 많은 전설의 현장이던 중국 교민 사회의 번성은 이제 영원한 추억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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