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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집단 감염 청해부대 장병 국내 후송 작전 개시

코로나 집단 감염 청해부대 장병 국내 후송 작전 개시

기사승인 2021. 07. 18.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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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급유수송기 2대에 함정 교대병력 등 200여명 급파
승조원 전원 조기 귀국 사태에 군당국 '대응 미숙' 지적
청해부대 이송 군수송기 부산 이륙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KC-330)가 18일 오후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을 국내로 후송하기 위해 공군김해기지를 이륙하고 있다./연합뉴스
아프리카 아덴만 인근에 파병돼 임무를 수행하던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DDH-Ⅱ) 장병들을 국내로 후송하기 위한 ‘오아시스 작전’이 18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청해부대 34진 장병은 68명으로 늘었다. 이는 유전자증폭(PCR)검사 결과가 나온 장병의 60%가 넘는 수치다. 특히 PCR 검사 결과가 전체 장병의 3분의 1 정도인 101명만 나온 상태여서 대규모 추가 확진이 우려된다.

해외 작전 중인 해군 함정에서 함장을 포함한 승조원 전원이 작전을 중단하고 조기 귀국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는 군 당국의 안이한 상황인식과 미숙한 대응이 비판받고 있다.

◇군 당국 파병부대 감염병 대응 미숙 지적

이번 청해부대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아프리카 현지 기항지에서 이뤄진 군수물자 보급이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같은 상황이 충분히 예상됐음에도 사전에 철저히 대비하지 못한 책임이 군 당국에 있다는 지적이다.

함정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은 충분히 예상됐다. 이미 지난해 3월 미국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한국 등 아시아 방문에 나선 영국 항공모함 퀸엘리자베스함에서도 최근 승조원 100여 명이 코로나19에 확진 됐다. 국내에서도 지난 4월 해군 상륙함 고준봉함(LST-681)에서 30여 명의 장병이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사례가 있다.

이 같은 선례가 아니더라도 해군 함정이 집단감염에 취약하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밀집·밀접·밀폐 3밀 환경인데다 환기 시설이 모두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고준봉함 집단감염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은 “함정은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 인원이 밀집해 근무하는 특성이 있다”며 철저한 방역 지침 준수와 취약점 보완을 지시했다. 하지만 군 당국은 지난 2월 출항 전 2차례의 PCR 검사에서 이상이 없었고, 바다 위 함정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할 소지가 없다고 판단해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귀국 후로 미뤘다.

국방부는 “작전임무가 지속되는 임무특성상 아나필락시스 등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시 응급상황 대처가 제한되는 점과 함정 내에서는 백신 보관기준의 충족이 제한되는 점 등으로 현지접종이 곤란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한 예비역 해군 관계자는 “당시 청해부대 장병들에 대한 백신 보급 대책을 세웠어야 했다”며 “현재 중요한 작전을 수행중인 것으로 알려진 청해부대에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다. 지금이라도 청해부대가 즉각 대응해야 할 작전상황이 발생한다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해외 파병부대에 대한 전반적인 감염병 대책도 부실했던 것으로 보인다. ‘해외 파병부대 우발사태 지침서’에는 대규모 감염병 발생 시 대응 매뉴얼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국방부와 합참 관련 부서는 파병부대에 우발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해당 부대로 ‘공문’을 내려보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사전에 파병부대 감염병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을 갖고 있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합참 관계자는 “지난해 6월 합참에서 해외 파병부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만들어 하달했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작전명 ‘오아시스’…다목적 공중급유기 2대 급파

국방부는 이날 “청해부대 34진 장병 전원의 안전 후송을 위한 작전명을 ‘오아시스’로 명명하고, 오늘 오후 4시 다목적공중급유수송기(KC-330) 2대를 해당 지역으로 급파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청해부대 34진 장병 중 101명에 대한 PCR 검사결과가 나왔고 이 중 6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나머지 200명에 대해서도 PCR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인식해 현재 임무수행중인 청해부대 전원을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이를 위해 함정 교체병력 148명과 방역 및 의료인력 13명, 지원팀 등으로 구성된 약 200명 규모의 특수임무단을 현지로 투입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방부는 “군 수송기에는 이송 중 긴급환자 발생에 대비해 기내 산소통 등 충분한 의료 장비와 물자를 구비했으며, 의료진이 동행해 현지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15명을 포함한 환자들을 철저히 관리할 예정”이라며 “격벽 설치, 승무원 전원 방호복 착용 등 기내 코로나19 확산 방지대책도 강구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국방부는 “특수임무단은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문무대왕함을 소독 및 인수하고 함정을 안전하게 운항해 국내로 이송할 계획”이라며 “문무대왕함에 교체투입되는 해군 장병들은 대부분 파병 경험을 갖춘 인원들로서 전원이 국내에서 백신접종을 완료했으며, 방역 및 의료전문가가 포함돼 함정 인수시 철저한 방역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수임무단장은 이경구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준장)이 맡았다.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의 귀국은 이르면 이번 주 중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함정 교체병력은 문무대왕함과 같은 급으로 현재 수리·정비중인 강감찬함 승조원을 주축으로 청해부대 파견 경험이 있는 장교·부사관으로 구성됐다. 지휘는 양민수 해군 7기동전단장(준장)이 맡게 된다. 문무대왕함의 국내 이송에는 40여 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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