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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위협받는 반도체 강국, ‘오너 부재’ 리스크 풀어야

[사설] 위협받는 반도체 강국, ‘오너 부재’ 리스크 풀어야

기사승인 2021. 07. 18.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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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반도체 강국의 위상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경고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최근 몇 년 사이 영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뉴포트 웨이퍼 팹(NWF)과 이미지네이션 테크놀로지, 프랑스 랑셍, 네덜란드 앰플레온 등 유럽의 반도체 회사들이 중국 자본과 국영회사에 넘어갔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중국이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해외 기업들을 마구 ‘쇼핑’하고 있다는 경고까지 나올 정도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도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기 위해 네덜란드 정부에 핵심 장비를 팔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의 TSMC가 미국 애리조나에 이어 일본과 유럽에도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며 공격적인 초격차 경영을 해 나가고 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미국의 인텔도 세계 3위 파운드리 회사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에 착수하며 반도체 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의 최강자인 삼성전자만 투자를 지체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미국에 20조원(약 170억 달러)을 들여 건설할 제2 파운드리 공장의 부지 선정도 늦어지고 있다.

투자의 시기를 놓치면 파운드리 부문의 추격도 어려워진다. 전 세계적으로 공급난을 겪는 반도체 산업은 투자의 타이밍이 생명이며 속도전 싸움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수년간 이어진 오너 부재의 리스크로 대규모 투자는 중단 상태이고 인수합병(M&A) 시장에도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은 핵심 전략산업으로 미래의 먹거리뿐만 아니라, 정보통신기술(ICT) 시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 그래서 여야 모두 파격적 지원책을 낼 예정이지만, 적기의 대규모 투자를 책임지고 결정할 오너가 없으면, 그런 지원책도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반도체 강국’ 위상이 흔들리지 않도록 더 늦기 전에 최대한 빨리 ‘가석방’으로라도 삼성의 오너 부재 리스크를 해소해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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