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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SK 최태원의 ‘사촌 2세들’ 물밑 지배력 강화나서나

[마켓파워] SK 최태원의 ‘사촌 2세들’ 물밑 지배력 강화나서나

기사승인 2021. 07.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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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원 아들, SK디스커버리 주주로
190억원어치 사들여 지분 0→1.6%
故최윤원 장남도 3.42%서 4.21%로
공매도에 주가 하락세, 5만원선 깨져
주식담보대출 받고 추가 매수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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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2세들’이 주식을 저가에 사들이며 점차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그룹 내 또 다른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주가가 떨어졌을 때를 틈타 지분을 늘리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의 아들 최민근씨와 고(故) 최윤원 전 SK케미칼 회장의 장남 최영근씨다.

주식 담보 대출까지 받으면서 매수에 또 나설 정황이 나왔으나 아직까지 추가적인 지분 증가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저점으로 판단했던 SK디스커버리 주가가 계속 힘을 못 쓰면서 관망하는 모습이다. 오너 일가로서 보유 주식의 주가가 더 오르길 원해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주가가 더 떨어지길 기다리며 매수 기회를 노려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하지만 이들이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을 경우 지배력 확보는 필수이기 때문에 향후 추가 지분 늘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3살인 최민근씨는 지난 3월 24~26일 지주사인 SK디스커버리 주식을 총 30만4000주 장내 매수했다. 190억6000만원어치다. 지분이 전무했던 최민근씨는 이번 매입으로 1.6% 지분이 생겼다. 지분율은 미미하지만 오너가 일원으로서 첫 지배력 행사권을 갖게 됐다. 이후 그는 지난 6월 주식 전량을 담보로 80억원을 빌렸다.

34살의 최영근씨도 최민근씨와 같은 날 사흘에 걸쳐 총 15만1000주를 94억5000만원에 샀다. 지분은 3.42%에서 4.21%로 늘었다. SK디앤디에서 매니저로 근무하다 마약 스캔들로 퇴사한 뒤 현재 계도 기간 중인 그는 SK디스커버리 주식을 사기 위해 SK㈜ 주식을 담보로 대출도 받았다. 매입 일주일 전 SK㈜ 보통주 10만주를 담보로 95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두 사람의 공통점은 지분 매입 시기다. 모두 주가가 떨어진 시점에 이뤄졌다. 통상 재계 오너일가들은 저가에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높인다. 특히 최민근씨는 SK디스커버리 주식을 매입한 지 석 달 만인 지난 6월 주식 전량을 담보로 80억원을 빌렸다. 재계의 지분 강화 관례로 볼 때 대출 배경은 추가 매입을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가가 계속 떨어지자 현재는 관망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8월 9만1600원까지 치솟았던 SK디스커버리 주가는 수개월간 6만원 후반대~7만원대에서 횡보하다 올해 3월 말쯤 5만원 후반대까지 떨어졌다. 최민근씨와 최영근씨는 이때가 최저가 시점이라 판단해 매입한 것으로 보이나 그 이후 주가는 더 하락했다. 20일 현재 4만9000원대로 고꾸라졌다. 두 사람이 주식을 매입한 당시 평균 주가 6만1500원보다 20% 밀린 수준이다.

SK디스커버리의 약세는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급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SK디스커버리는 5월부터 공매도가 몰리기 시작해 지난 17일엔 공매도 상위 종목 6위까지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월 당국의 공매도 재개 조치와 더불어 손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코로나19 백신과 상장 이슈로 급등했던 SK디스커버리 주가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펀더멘털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고 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2018년 2월부터 약 2년 6개월간 3만원대 안팎에서만 움직이던 주가가 지난해 9만원대로 3배 뛰었지만, 올해 1분기 영업이익(332억원)과 순이익(588억원)은 전년 대비 각각 60%, 37% 감소했다. 앞으로도 시장의 저평가 판단이 이어지면 오너십을 강화하기 위해 최태원 회장 사촌 2세들의 추가적인 매입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두 사람 외에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도 아버지의 경영 부재 속에 올해 들어 꾸준히 네트웍스 주식을 매입하며 지배력 높이고 있다. 최성환 사업총괄의 SK네트웍스 지분은 줄곧 0%였으나 올해 2월부터 이달까지 총 224억원어치를 매수하면서 1.67%로 변경됐다. SK네트웍스 대주주는 SK㈜(39.14%)다.

최신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사촌형제 간이다. 각각 SK디스커버리, SK㈜를 지주회사로 삼고 한 그룹 내 두 개의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최영근씨는 현재 SK그룹에서 맡은 직책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인 투자라 현재로선 회사와 관계가 없다”며 “아직 학생 신분인 최민근씨의 경우 보유 지분은 미미한 수준이며 매입 배경에 대해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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