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데이갤러리 정상화3 | 0 | 무제(1987,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97cm. 개인 소장. 사진 이만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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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화는 일본 고베 체류를 마치고 1977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해 작업을 이어갔다.
고베에서 이미 격자형 단색조 추상으로의 이행이 이뤄졌기 때문에 파리에서는 격자화 표면의 구조와 밀도, 그리고 색채에 있어 다채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이 시기에는 정상화만의 독특한 작품 제작 방식인 ‘뜯어내기와 메우기’ 기법이 완성도를 더해갔다.
물감을 캔버스에 바로 칠하는 회화적 전통에서 벗어나 고령토를 뜯어내고 빈 곳을 물감으로 채우는 작가의 노동 집약적인 방식은 1960년대부터 꾸준히 이어져왔으나, 1980년대에 들어 다양하게 탐구됐다.
캔버스에 3~5mm 두께로 바른 고령토를 네모꼴로 뜯어내고, 고령토가 떨어진 자리를 유채나 아크릴 물감으로 채워 넣는 행위는 그리드의 간격이나 방향, 바탕 안료의 두께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물을 탄생시켰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