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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폭염, 왜 ‘생명 위협하는 더위’ 일까

홍콩의 폭염, 왜 ‘생명 위협하는 더위’ 일까

기사승인 2021. 07. 2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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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홍콩의 주거 문제와 더위의 상관관계,
쪽방에서 생활하는 저소득층에게는 말 그대로 “살인적인 더위”
홍콩의 폭염, 왜 “생명 위협하는 더위” 일까?
77세 양잉비우씨가 자신의 1.5㎡ 크기의 ‘집’에 앉아있는 모습./ 사진 = ap 연합
좁은 땅과 빽빽한 인구밀도로 인한 주거 문제는 말 그대로 홍콩의 고질적인 문제점이자 홍콩을 대표하는 특징 중 하나다. 아열대 기후에 속한 홍콩의 여름은 이러한 주거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고 2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상상을 초월하는 집값으로 ‘내 집 마련’을 하지 못하는 고소득층에게도 홍콩의 주거 문제는 고민이지만, 월세조차 내기 힘들어 쪽방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저소득층에게는 여름이 더욱 큰 고통으로 다가온다.

홍콩에서는 한 주택을 여러 명이 사용할 수 있게끔 공간을 분리하여 사용하는 일명 ‘쪽방’이 하나의 주거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화장실과 샤워실, 부엌을 9명이 나누어 사용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방의 길이 길고 천장이 낮아 현지인들에게 ‘관’이라고 불리는 쪽방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 쪽방조차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대부분은 60대 이상의 노인들이다. 6m² 남짓한 ‘관’ 쪽방도 한화 월세가 30만원에 달하기 때문에 이를 감당할 수 없는 사람들은 이른바 ‘닭장’이라고 불리는 쪽방에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여 살고 있다. 길이가 1.8m정도밖에 되지 않는 닭장 쪽방은 이불을 펴고 눕기도 힘들 정도지만 월세는 약 18만원에 달한다.

이러한 쪽방 문화에서 엿볼 수 있듯이 홍콩의 주거 문제는 실로 심각하다. 그리고 그 심각성이 여름철에는 더욱 두드러진다. SCMP는 최근 저소득층주택연합이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쪽방 세입자 15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설문조사는 쪽방 생활과 실내 기온, 전기세 등에 대해 물었다. 응답자의 약 20%는 창문이 없고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약 47%가 30도가 넘는 실내 기온 속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이 한 달에 전기세로 400홍콩달러(약 5만9000원) 이상 내고 있다고 답했다.

홍콩에는 약 10만개의 쪽방과 약 22만6000명의 쪽방 거주자들이 있기 때문에 오랜 시간 지속되는 홍콩의 무더위는 그야말로 생명을 위협하는 ‘살인 더위’다.

현재 홍콩은 2년동안 임대료를 인상할 수 없으며 인상률이 15%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새로운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이 개정안이 입법위원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시행이 될지, 그리고 홍콩의 쪽방 문화는 어떻게 변화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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