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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씨티銀 매각전 ‘시큰둥’한 이유는 ‘카뱅’ 때문?

[취재후일담] 씨티銀 매각전 ‘시큰둥’한 이유는 ‘카뱅’ 때문?

기사승인 2021. 07. 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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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철수 논의<YONHAP NO-2539>
△서울 종로구 한국씨티은행 본점 모습./연합
넘치는 유동성에 세계적으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활발하다지만 한국씨티은행에는 해당하지 않는 얘기인 것 같습니다. 씨티은행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금융부문 철수를 준비하면서 사업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시장 반응이 미적지근하기 때문입니다.

씨티그룹의 베스트 시나리오는 은행업 라이선스가 있는 기존 금융지주사들에 소매금융부문을 통매각(자산부채이전)하는 것입니다. 금융당국의 인가 단계가 줄어들어 빠른 철수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대형 금융지주들이나 지방 금융지주 등은 이번 매각전에 큰 관심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사업부문을 통째로 인수하겠다는 금융사도 있었지만, 재무적투자자인 사모펀드인 것으로 알려져 있죠.

업계에서는 5년 전만 해도 씨티은행이 꽤 매력 있는 매물이었을 것이라고 평가합니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라는 ‘메기’들이 나타나기 전 말이죠.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한 2017년을 시작으로, 특히 소매금융 부문은 대면 영업력보다 디지털 역량이 훨씬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출범 2년 만에 1000만 고객을 확보했고, 출범 3년 만에 흑자전환까지 성공할 정도로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은행을 보유한 기존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영업망을 늘리기보다는, 디지털 부문에 대한 투자가 더 급합니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적립식예금 상품의 비대면 거래 비중이 올 상반기 기준 70∼80%에 달하고 있기도 합니다.

대형 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은 이미 수조원대 순이익을 내고 있기 때문에, 소매금융부문 인수에 구미가 크게 당기지 않습니다.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8년 721억원에서 2019년 365억원, 2020년 148억원으로 매년 50% 이상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방은행들도 비용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기업가치는 1조~1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데다 높은 인건비 등으로 비용은 더 들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몸집을 불리는 것 보다는 디지털 역량 강화가 고객 확보나 수익원 다각화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씨티은행의 고액 자산가 고객들이나, 카드 부문 우량고객 등은 매력적이지만, 현재 영업 환경을 고려하면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서 인수를 고려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씨티은행 철수 후 고객 유인을 위해 WM 서비스 고도화 등을 추진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합니다.

씨티은행 소매금융부문 매각은 이처럼 녹록지 않은 분위기입니다. 빠른 매각만을 추구할 게 아니라 세심한 출구전략으로 고용 단절, 고객 불편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명순 씨티은행장은 8월 중 출구 전략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만큼 어떤 방향을 제시할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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