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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역할론(상)] 삼성전자, 투자 실탄만 112조…“메모리·파운드리, 규모의 싸움 나설 때”

[삼성 이재용 역할론(상)] 삼성전자, 투자 실탄만 112조…“메모리·파운드리, 규모의 싸움 나설 때”

기사승인 2021. 08. 0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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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 TSMC, 공격 투자 나서는데
총수 부재로 초격차전략 '일시정지'
"신속 투자결정, 이재용 부회장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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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투자로 규모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최근 세계 반도체 시장에 대규모 인수합병(M&A), 조단위 투자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위협받고 있다. 블록버스터급 투자로 기술, 규모 등 모든 면에서 경쟁 상대를 멀찌감치 따돌리는 것은 삼성전자만의 전매특허로 통했다. 하지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사법리스크에 휘말리면서 삼성의 초격차 전략은 멈춰 섰다. 오히려 삼성의 경쟁사들이 삼성의 초격차 전략을 역으로 구사하며 판 뒤집기에 나서는 형국이다.

‘유동자산 209조원, 순현금 112조원’. 막대한 실탄을 쌓아두고도 삼성전자가 부동자세를 취하는 이유는 이 부회장의 부재 때문이다.

구심점을 잃은 삼성이 침묵을 지키는 사이 삼성의 가장 큰 추격대상인 TSMC는 통 큰 투자로 애플같은 대형 고객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종합반도체 1위를 다투는 인텔은 자국의 지원을 등에 업고 파운드리 사업에 진출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한다.

이 부회장의 사면 혹은 가석방 여부 결정이 임박한 가운데, 산업계는 이 부회장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이 부회장의 현업 복귀가 삼성전자의 새로운 국면, 나아가 수출 효자 K반도체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4일 재계와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오는 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리는 가석방심사위원회의 심의 대상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적격 대상자로 결정되면 나흘 후인 13일 오전 석방된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경영활동 제약이 많은 가석방보다 사면을 받아야한다는 입장이지만, 이 부회장의 복귀 자체만으로도 재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기대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초 석방된 이후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선언을 주도하고, 퀀텀닷 디스플레이 투자 등을 발표하는 등 여러 현장을 다니며 미래사업에 힘을 실었다”며 “이 부회장이 복귀한다면 그때보다 더 큰 리더십으로 다시금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최근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M&A로 몸집 키우기, 대규모 투자 등으로 이 부회장이 복귀했던 2018년보다 더욱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지난해 7월 미국 반도체 기업 아날로그디바이스는 경쟁사인 맥심인터그레이티드를 210억 달러(약 23조원)에 인수했다. 같은 해 9월 그래픽처리장치(GPU) 1위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400억 달러(약 46조원)에 인수했고, 10월 미국 반도체기업 AMD는 프로그래머블 반도체(FPGA) 업계 1위 자일링스를 350억 달러(약 40조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삼성전자 역시 “3년 내 의미있는 인수합병을 진행하겠다”고 공언해 네덜란드의 자동차용 반도체 회사 NXP 인수 가능성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부회장 복귀 후에나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20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공장 증설 결단이 늦어지는 것도 이 부회장 부재때문으로 보는 시각이 주류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점유율 3배를 넘어서는 대만의 TSMC는 향후 3년간 1280억 달러(약 146조5000억원)를 추가해 미국, 일본 등지에 10여 개의 공장 증설 계획을 밝히며 독보적 1위 굳히기에 나섰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삼성전자가 TSMC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투자로 규모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와 재계는 TSMC의 투자행보를 보며 삼성전자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현금 보유액이 112조원에 달하는 삼성전자가 자본이 없어서 투자를 못하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반도체 뿐 아니라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에서도 삼성전자가 동력을 잃고 있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특히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M부문은 2013년 한해 매출이 135조원대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100조원 안팎으로 떨어져 정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는 96조원에 그쳤다.

삼성전자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 때문에 이 부회장의 사면 혹은 가석방을 국민 경제 효율성 측면에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김익성 동덕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삼성전자는 단순한 사기업으로 볼 수 없다. 우리 경제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중요한 국민기업”이라며 “특히 주요 수출품인 반도체 경기가 호황인 이 시점에 투자 결정을 신속히 하고 빠른 기회를 포착할 수 있으려면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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