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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재앙? 서울 절반 불탄 그리스섬, 갈수록 심각해지는 역대급 화마

기후변화의 재앙? 서울 절반 불탄 그리스섬, 갈수록 심각해지는 역대급 화마

기사승인 2021. 08. 1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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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ece Wildfires <YONHAP NO-0315> (AP)
그리스 화재 현장. /AP연합
섭씨 45도를 넘나드는 폭염 속에 그리스에서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는 산불이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리스를 넘어 북미와 유럽을 화마의 공포로 몰아넣는 근본 원인은 기후 변화에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그리스 아테네에서 북쪽으로 200㎞가량 떨어진 에비아 섬에 현재 소방관 600여명과 소방 항공기·헬기 10여대가 투입돼 일주일째 꺼지지 않고 있는 화염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AP통신 등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현지는 “공포 영화 같다” “신의 손에 맡겨진 운명”이라는 주민들의 증언이 나올 만큼 아비규환이다. 재난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릴 법한 화마의 참혹한 광경이 매일 빚어지고 있다. 전기와 수도 공급마저 끊긴 최악의 환경에서 여전히 대다수 주민들은 거주지를 지키고자 현장에 남아있다. 그리스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에비아는 20만명이 살고 있다.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현재까지 3명이 사망했고 서울 면적(약 605㎢)의 절반이 넘는 산림이 황폐화했다. 가옥 수백 채 또한 불탄 것으로 당국은 추산한다. 검붉은 불길이 내뿜는 유해 물질로 인근 주민들은 호흡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고대 유적지인 아크로폴리스 신전까지 검은 연기가 퍼져 당국을 긴장시켰고 올림픽 성화가 채화되는 올림피아 헤라 신전과 경기장은 뒷산에서 발생한 불로 위기를 겪었다. 그런데도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진화 작업이 더디기만 하다. 강풍과 섭씨 45도에 이르는 폭염 탓에 새로운 불씨가 출현하는 곳도 있어 피해 규모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화재 원인을 두고는 사람에 의한 방화 또는 과실에 의한 실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그리스 경찰은 누군가 방화를 저질렀을 수 있다고 보고 화재 경위를 다각도로 수사하고 있다. 실제 이미 여러 명이 방화 혐의로 체포된 상태라고 AP통신은 알렸다. 2018년 7월 최소 85명의 목숨을 앗아간 그리스 산불 참사 때에도 방화에 의한 화재 가능성을 정부가 공식 제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보다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를 꼽으며 기후 변화로 지구 전역에 걸쳐 화재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최근 유럽과 북미 지역에도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을 두고 온·건조한 기후에 강풍까지 가세하면서 지난 10년간 최악으로 기록될 화재가 일어났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분석했다.

미국에서도 역사상 가장 큰 산불을 진압하기 위한 총력전이 펼쳐지고 있다. 이밖에 100여개 대형 산불이 미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면서 완전 진압이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다.

올 여름 최고 기온 49.1도를 기록한 터키도 열흘 넘게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평년의 8배 이상인 10만㏊(약 1000㎢)가 불에 타고 최소 8명이 숨졌다. 이탈리아는 남부 시칠리아와 사르데냐 지역의 피해가 가장 크다. 지난 달 24∼26일 역대 가장 큰 산불이 발생해 100㎢의 숲이 불탔다. 심지어 러시아 시베리아도 화마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시베리아 당국은 8일 155개 지역이 화재로 인한 위험에 노출되자 대피 명령을 내렸다. 이 지역은 이상고온에 화재 방지 수칙을 준수하지 않으면서 주택과 빌딩이 파괴되는 등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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