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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사회적 대타협으로 대한민국을 살릴 후보는 누구인가?

[칼럼] 사회적 대타협으로 대한민국을 살릴 후보는 누구인가?

기사승인 2021. 08. 13.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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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덕기 경동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해와 바람이 지나가는 행인의 옷을 누가 먼저 벗기는지 시합을 했다. 바람은 계속 더 세게 강제로 행인의 옷을 벗기려고만 했다. 결국 바람은 행인의 옷이 아니라 사람 자체를 날려버려 응급실에 가서야 그 사람의 옷이 벗겨졌지만, 바람이 행인의 옷을 벗기지는 못하였다. 이와는 반대로 해는 행인이 스스로 옷을 벗도록 ‘너무 무더운’ 환경을 조성하고 행인이 옷을 벗을 마음이 나지 않을 수 없게끔 공감대를 형성해줬다. 행인의 옷 벗기기 내기에서 해가 승리했다는 우화는 사회를 운영하는 원리에 대해서도 가르쳐주는 바가 많다. 


해와 바람의 이야기는 국가행정도 공권력과 권위로 시민을 규제하고 억압함으로써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려는 ‘힘의 논리’의 유혹에 빠지지 말 것을 충고한다. 그러기보다는 시민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공감을 이끌어내어 시민들의 ‘자발적’ 행동들이 모여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도록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막상 이런 해와 바람의 우화는 모두가 알고 있지만 공권력을 쥐고 있는 사람은 이를 망각하고 ‘힘’을 앞세우기 쉽다.


그래서 이런 해와 바람의 우화는 이제 내년 3월로 다가온 대통령선거에도 많은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대통령은 공권력의 최고 정점에 위치하는 최고 권력자이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바람과 같은 사고방식을 가졌다면 아마도 그가 그리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시민들을 설득하고 유도하기보다는 힘으로 윽박지르려고 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해와 같은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라면 아마도 노사갈등과 같은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도 훨씬 합리적이고 부드러울 것이다. 어느 한 쪽 편을 들어서 공권력으로 다른 한 쪽의 희생을 강요하면서 문제를 풀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 탄소 제로 사회의 실현 등에 따라 각종 비대면 플랫폼 사업이 등장하고 전기차, 수소차 등이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해나갈 것이다. 이런 산업의 재편은 소득과 일자리를 둘러싼 갈등을 빚을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리더십은 ‘강압의 바람’ 스타일이 아니라 ‘공감의 해’ 스타일일 것이다. 갈등하는 양측의 입장을 상대방이 충분히 공감하도록 만들어 ‘자발적’ 타협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물론 여기에서 우리는 해의 ‘공감형 리더십’을 ‘물에 물 탄 것 같은’ 우유부단함과는 구별해야 한다. 해는 행인의 옷을 벗기는 명확한 목표를 향해 나아간 것은 바람과 다를 바 없었다. 다만 해가 선택한 ‘수단’이 바람과 달랐을 뿐이다. 그런데 여러 수단들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내년 3월 국민으로부터 대통령으로 선택받을 분은 아마도 지금 각 정당에서 자천타천으로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이들 중 한 분일 가능성이 높다. 무소속 대통령이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각 정당의 대선후보 경선에 나온 인물들이 상대방에 대한 네거티브 전에 골몰하면서 언론에서는 정책과 비전 경쟁이 실종되고 있다는 비판이 많다. 맞는 말이다. 정책과 비전으로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경쟁 말고도 그 후보가 ‘해와 바람’ 중 어떤 스타일에 속하는지 국민들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바람과 같은 ‘강제적인 옷 벗기기’는 대부분의 사회에서 잘 통하지 않을 테지만, 아마도 ‘자신의 의사를 표출하는’ 민주주의가 발달한 한국과 같은 사회에는 더욱 그럴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이렇게 물어야 한다. 누가 가장 ‘해의 리더십’에 가까운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가?

아마도 기업을 경영해봐서 경제를 잘 아는 분이라면, 아마도 강제보다는 일종의 자발적 거래인 ‘타협’을 중시할 것이다. 이에 더해 그런 대타협의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면, 그리고 인생의 연륜과 사회적 경륜이 쌓인 분이라면, ‘해의 리더십’을 보여주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 누가 그런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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