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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미국 투자 의존성 지나치게 높은 獨유니콘 기업의 ‘딜레마’

중국·미국 투자 의존성 지나치게 높은 獨유니콘 기업의 ‘딜레마’

기사승인 2021. 08. 23.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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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독일 유니콘 기업 수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독일 스타트업 기업들이 해외 투자에 지나치게 높은 의존성을 보이는 현실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독일내에서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스타트업을 뜻하는 ‘유니콘 기업’의 수가 올 한 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독일 유니콘 기업이 외국 투자 자금에 의존하고 있는 사실을 지적하며, 장기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유니콘의 딜레마’에 대해 경고했다.

게르하르트 크롬메 독일 스타트업 협회 이사는 최근 독일 공영방송 ARD를 통해 “지금껏 17개의 독일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심지어 올 한 해 동안에만 5개의 신생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며 “2021년은 독일 경제 달력에서 ‘유니콘의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회계감사회사 EY의 연구에 따르면 21년 상반기에만 전례 없는 비용인 76억 유로가 독일 신생 기업에 유입됐다.

토마스 프뤼버 EY 파트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로 인한 타격 이후 경제가 다시 긍정적인 코로나 효과를 보고 있다”며 “금융 활동이 폭발하며 신생 기업 발달을 촉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투자 전문가들이 보는 독일 스타트업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ARD자료에 따르면 현지 스타트업의 5분의 1은 지난해에 비해 상황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많은 젊은 기업들이 비교적 쉽게 창업 자금을 확보하고 있지만, 후속 자금 조달을 위한 독일내 벤처 자본가를 찾기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초기 자본으로 시작한 신생 기업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수백만 달러를 투자하는 것은 주로 외국인 투자자다.

대부분의 투자금 유입 중 특히 5000만 유로 이상의 대규모 자금은 대부분 미국과 중국에서 흘러들어오고 있다. 성장 자금 조달 10건 중 9건의 주요 투자자 역시 비유럽권에 속한다.

크리스티네 보르텐랭어 독일 주식연구소 소장은 “독일은 아이디어의 땅이지만 이런 아이디어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는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신 제조업체인 바이오엔테크와 큐어백 역시 초기 자금은 독일내에서 조달했으나, 후속 투자금은 나스닥(NASDAQ·미국 장외 주식시장)을 통해 조달한 기업 중 하나로부터 수혈받았다.

독일의 저명한 스타트업 투자자인 클라우스 훔멜스를 비롯한 여러 전문가들은 자본 제공자에 대한 독일내 규정의 완화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들은 독일 연기금과 보험 회사가 투자에 더 광범위하게 위험을 분산하고 주식, 투자 및 스타트업에 더 많을 돈을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지금까지 독일의 주요 투자자들의 자금 대부분이 이자가 거의 없는 장기 채권에 묶여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훔멜스는 스타트업을 안정화할 수 있는 새로운 구조의 펀드 도입을 제안하는 동시에 “독일에서 상장된 하이테크 기업의 시가 총액은 전체 경제 생산량의 7%에 불과하지만, 미국에서는 60% 이상에 달하고 있다”며 “지난 10년동안 상장된 독일 기업의 5분의 1이 해외, 특히 미국에서 상장한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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