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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못기다린다” 멕시코에 발 묶인 이민자들, 대규모 미국행 행렬

“더 이상 못기다린다” 멕시코에 발 묶인 이민자들, 대규모 미국행 행렬

기사승인 2021. 08. 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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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atemala Mexico Migrants <YONHAP NO-0533> (AP)
26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추방당한 과테말라 청소년들이 과테말라시티의 아우로라국제공항에 도착했다./사진=AP 연합
멕시코 남부 국경지대에 머물고 있는 아이티와 쿠바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으로의 더딘 망명 절차에 지쳐 멕시코 수도와 미국을 향해 대규모 북상에 나섰다. 이들은 미국으로 이주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통행로를 만들어달라며 멕시코 정부에 요청했다.

멕시코 현지 언론 더유카탄타임스의 2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아이티·쿠바·콜롬비아 등에서 온 이민자 약 500명이 북쪽을 향해 도보 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27일부터 국경 도시 타파출라에서 ‘캐러밴(중미 국가의 이주민 행렬)’을 이뤄 이동에 나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영상에 따르면 상당수는 어린아이를 동행한 가족이었으며, 멕시코 군인과 대치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타파출라에서 출발한 행렬은 올해 들어 멕시코 내의 최대 규모의 캐러밴이다.

대규모 이민자 행렬은 일부 검문소를 뚫기도 했지만 이후 이민청과 군, 국가방위대가 대거 투입돼 저지됐다. 일부는 다시 타파출라로 보내졌으며 남동부 치아파스 주의 우익스틀라까지 도착한 사람들은 다시 미국을 향해 북상을 시작했다.

이민자들은 타파출라에서 멕시코 남부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추방 위험 없이 미국으로 향할 수 있도록 하는 망명 절차의 수속을 서둘러 달라고 요구하는 시위를 수 일간 전개했다.

상당수가 아이티인인 이민자들은 멕시코로 넘어온 후 망명 절차가 느리게 진행되는 탓에, 짧게는 몇 달 길게는 1년 이상 타파출라에 발이 묶인 상태였다.

캐러밴에 합류한 31세의 콜롬비아 출신 이민자 카를로스 코레아는 “타파출라에서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다”며 “우리는 멕시코 정부에 미국 국경지대로 향할 수 있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마련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망명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무런 답변이 없어 석 달째 무작정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멕시코 현행법에 따르면 이민자들은 망명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이동이 제한된 채 해당 지역에 머물러야 한다.

중앙아메리카에서는 폭력 사태와 빈곤, 기아 문제가 지속되자 올해 들어 미국과 멕시코로 망명을 신청하는 사람들의 규모가 대폭 늘면서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지난 10월부터 약 120만명의 망명 신청자들을 체포 또는 추방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당국도 미국행 이민자들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라는 미국 정부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올해 초 출발한 캐러밴들은 멕시코에 도달하지 못하고 온두라스와 과테말라에서 해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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