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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란 하늘 아래 노란 해바라기 활짝...철원 고석정 꽃밭

[여행] 파란 하늘 아래 노란 해바라기 활짝...철원 고석정 꽃밭

기사승인 2021. 09. 07.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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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고석정 꽃밭
고석정 꽃밭.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노란 해바라기 꽃이 활짝 피었다./ 김성환 기자
철원 글·사진 김성환 기자 = 파란 가을 하늘 아래 샛노란 해바라기 꽃이 활짝 피었다. 꽃을 보면 마음이 화사해진다. 이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면 사랑하지 못할 것도 없다. 강원도 철원 동송읍에 고석정 꽃밭이 있다. 꽉 막힌 일상에선 꽃 한 송이만 봐도 가슴이 뛴다. 거긴 ‘꽃대궐’이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에 형형색색 가을꽃이 만발하니 가슴이 요동친다.

고석정 꽃밭은 한탄강에 놓인 한탄대교 건너 고석정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보인다. 한탄대교 바로 옆에 나란히 놓인 오래된 다리가 남북이 합작한 승일교다. 한국전쟁 이전까지 철원은 북한 땅이었다. 1948년 북한이 다리를 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국전쟁으로 공사가 중단됐고 휴전이 된 후 철원은 한국 땅이 됐다. 1958년 12월에 한국정부가 다리를 완공했다. 전쟁과 분단의 상흔으로 얼룩진 철원의 치열한 역사를 이 다리 하나가 오롯이 보여준다. 오래된 탓에 지금 승일교는 사람만 통행한다. 자동차는 한탄대교를 이용한다.

여행/ 고석정꽃밭
고석정 꽃밭은 축구장 33개를 합쳐 놓은 크기다./ 김성환 기자
여행/ 고석정 꽃밭
촛불 맨드라미 꽃이 융단처럼 고석정 꽃밭. 18종의 꽃이 심어졌다./ 김성환 기자
고석정 옆에 있어서 고석정 꽃밭이다. 고석정은 철원을 관통하는 한탄강 기슭에 있는 누각이다. 언제 세워졌는지 알 수 없지만 신라 진평왕이나 고려의 충숙왕이 이곳에 올라 수려한 풍광을 보고 갔단다. 이후에도 숱한 시인묵객이 찾아 풍류를 즐겼다. 한국전쟁 당시 불타 없어진 것을 1971년에 다시 지었다. 뭐가 그리 볼만할까. 복판에 높이 15m 높이의 화강암 바위인 고석바위가 우뚝 솟았다. 주변 협곡은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지금은 누각과 고석바위를 통틀어 고석정이라고 부른다. 여기서 촬영한 영화나 드라마도 많다. 신비한 얘기도 전한다. 조선시대 의적 임꺽정이 이곳에 숨어 지냈단다. 원래 이름은 임거정이었는데 관군이 오면 꺽지로 변해 물속에 숨었다고 전해지며 임꺽정이 됐다. 정말 그랬는지 알 수 없지만 그만큼 민중들의 호응이 대단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고석정 옆이 꽃밭이다.

여행/ 고석정 꽃밭
고석정 꽃밭에는 쪽배가 떠 있는 작은 연못도 있다./ 김성환 기자
들머리에서부터 눈이 번쩍 뜨인다. 넓어서다. 면적이 약 24만㎡다. 국제 규격의 축구장(7140㎡) 33개를 합쳐 놓은 크기란다. 이 광활한 들판이 온통 꽃으로 덮혔으니 첫인상이 강렬할 수밖에. 보기도 좋다. 탐스럽게 핀 분홍색 천일홍 꽃밭 너머로 촛불 맨드라미 꽃밭이 펼쳐진다. 빨간 꽃밭 다음에 노란꽃밭이 번갈아 겹쳐진다. 해바라기 언덕도 있다. 파란 하늘 아래 샛노랗게 핀 꽃이 이국적이다. 발을 들이는 사람마다 “그림 같다“고 한마디씩 한다. 틀렸다. 여긴 이미 그림이다.

광활한 꽃밭은 군부대 포진지였다. 철원군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16년부터 해마다 꽃밭을 조성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생샷’ 명소로 입소문을 타며 알음알음 찾는 이들이 늘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연인끼리 찾아와서 사진을 찍고 소소한 추억을 쌓고 돌아갔다. 2019년에만 30만 명 이상 다녀갔단다.

여행/ 고석정꽃밭
고석정 꽃밭에는 억새류 식물도 자란다. 화사한 꽃밭과 달리 목가적 정취도 느낄 수 있다./ 김성환 기자
지난해에는 개장하지 못했다. 꽃밭에서 구석기 유적이 발견된 탓이다. 느닷없이 일상으로 침투한 바이러스 여파도 있었다. 어쨌든 유적지 시험발굴이 마무리되면서 지난 4일 임시 재개장했다. 공식 개장일은 10일이다. 올해는 18종류의 꽃이 심어졌다. 해바라기, 촛불 맨드라미, 백일홍, 천일홍, 구절초 등이 대표적이다. 철원군청 관계자는 “해바라기는 추석 전후까지, 나머지는 서리 내리기 전 까지 피어있을 것”이라고 했다.

‘인생샷’ 명소답게 사진 배경이 될 만한 것들이 많다.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쪽배가 떠 있는 작은 연못 주변이 눈에 띈다. 키 큰 나무 옆에 서있는 빨간색 공중전화 부스도 예쁘다. 미니 풍차도 사진 배경으로 훌륭하다. 전망대에서는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에 등장하는 여우와 어린왕자가 꽃밭을 바라본다. 한편에선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그린라이트, 모닝라이트 같은 억새류 식물이 자란다. 꽃밭이 화려하다면 여긴 운치가 있다. 사진을 찍으면 제주도 중산간 들판처럼 나온다. 꽃밭에서 달뜬 마음이 여기선 차분해진다.

여행/ 고석정
고석정. 우뚝 솟은 고석바위와 협곡의 풍광이 수려하다./ 김성환 기자
여행/ 승일교
북학이 공사를 시작하고 남한이 완성한 승일교/ 김성환 기자
외곽에는 산책로가 잘 조성됐다. 폭신한 흙길을 밟으며 걷다 보면 듬성듬성 핀 코스모스 꽃이 계절을 알린다. 꽃밭 옆으로 한탄강이 흐르는데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걷는 구간도 있다. 우거진 나무에 가려 물길은 잘 보이지 않지만 청량한 물소리만 들어도 기분이 상쾌해진다. 잠깐 쉬어가기 좋은 의자와 오두막이 군데군데 자리 잡았다. 고석정 꽃밭에선 머리 식히며 한나절 산책하기에 어울리는 곳이다. 등에 꽂히는 순한 볕을 느끼며 화사한 꽃길을 걷는 것도 요즘 같은 때는 괜찮은 ‘힐링’이다.

여행/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 김성환 기자
고석정 꽃밭, 승일교, 고석정을 구경한 사람들은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나 직탕포포까지 들른다. 고석정 꽃밭에서 자동차로 10분이 채 안 되는 거리에 다 있다.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는 한탄강 협곡을 가로지르는 길이 180m, 폭 3m의 현수교다. 송대소 옆에 있다. 한탄강 지형은 독특하다. 지각 충돌로 땅이 푹 꺼진 틈에 물이 고여 강이 됐다. 이 위에 용암도 흘렀다. 그래서 물길을 따라가면 현무암 절벽, 주상절리와 폭포 등 독특한 지형과 경관이 펼쳐진다. 송대소도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 중 하나다. 육각형 형태의 현무암 기둥들이 강변에 펼쳐진다. 단풍이 들면 더 멋지다. 다리를 건너다 보면 송대소가 잘 보인다. 다리 중간은 강화유리로 마감됐다. 아래로 내려다보는 협곡도 아찔하다. 다리 건너 언덕에선 땅 아래로 꺼진 한탄강 협곡을 더 잘 볼 수 있다.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철원의 들판도 보인다.

여행/직탕폭포
직탕폭포/ 김성환 기자
직탕폭포도 흥미롭다.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다. 80m에 달하는 강줄기 전체가 폭포를 이룬다. 마치 강을 가로질러 쌓아 놓은 제방 같은 모양이다. ‘한국의 나이아가라’라고 소개하지만 높이가 3m에 불과해 진짜 나이아가라폭포에 비하면 그다지 웅장하지 않다. 그럼에도 일자형 기암으로 이뤄진 자연적인 폭포는 국내에서 드물어 가치가 있단다. 폭포 양쪽으로 화산폭발로 용암이 굳어지면서 기둥형태를 이룬 주상절리가 늘어섰다. 고석정 꽃밭에서 고석정, 철원 한탄강 은하수교를 지나 직탕폭포까지 쉬엄쉬엄 걸어도 좋다. 5km가 채 안 되는 거리다. 눈 즐겁고 마음 상쾌해지는 풍경이 이 길에 흩어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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