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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싸거나 떠나거나…일본 기업, 엇갈린 행보에 희비

더 싸거나 떠나거나…일본 기업, 엇갈린 행보에 희비

기사승인 2021. 09. 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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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인 마케팅보다는 개성있는 상품 라인 구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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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직원이 5월 말일부터 진행된 여름 감사제에서 고객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지역 특산물을 선보이고 있다./제공=유니클로
국내에서 ‘코로나19’와 불매운동 등으로 실적 침체를 겪었던 일본 뷰티 및 패션, 생활용품 기업들이 저가 마케팅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집중하며 실적 개선에 나서고 있다. 반면 불매운동의 여파로 국내에서 사업을 철수하는 기업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반일 감정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만큼 일본 기업들이 일반적인 마케팅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특정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 개발과 개성 있는 상품군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소비 주력층으로 자리잡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ESG 경영에도 집중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DHC는 한국에 진출한지 약 20년 만에 국내 사업을 철수한다. DHC코리아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초 영업 종료를 공지했다. 회사 측은 오는 15일 DHC코리아의 쇼핑몰 영업이 종료되며 종료 날까지 반값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앞서 요시다 요시아키 DHC 회장은 혐한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다. 결국 DHC는 불매운동 및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에서 사업을 접게됐다.

DHC 뿐만 아니라 올해 3월에는 일본 화장품 ‘슈에무라’도 철수했다. 데상트코리아도 코로나19와 국내 불매운동으로 인해 타격을 입은 기업 중 하나다.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 3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하며 적자전환했다.

이처럼 실적 타격을 피하지 못한 일본 기업들이 있는 반면 매장 수를 대폭 줄이고 할인 등 저가 마케팅으로 영업을 이어가는 기업들도 있다. 유니클로는 2019년 186개의 매장수를 1년 반만에 135개까지 줄이며 비용절감을 통한 경영효율화에 나섰다. 또한 매년 5월과 11월에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할인 행사인 ‘유니클로 감사제’ 등으로 소비자들을 겨냥했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8월 결산법인인 유니클로 모회사 패스트리테일링은 3~5월 해외매출이 2177억엔(약 2조2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4.6% 올랐으며 영업이익은 307억엔(약 320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유니클로는 ESG 경영에도 활발히 나서며 젊은 소비자와의 접점도 넓히고 있다. 최근 기업의 가치평가에 있어 비재무적 요소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유니클로는 이달 초 MZ세대 청년의 구직 활동을 돕기 위해 대구시 희망옷장에 161벌의 면접용 의류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주력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중요하다”며 “MZ세대는 윤리적인 부분에 많은 비중을 두기 때문에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사용하거나 협력 업체와의 상생 등 일본 기업들이 MZ세대에게 ESG적으로 소통하려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의류·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도 올 가을·겨울 시즌에 걸쳐 ‘더 좋은 가격, 늘 좋은 가격’을 테마로 의복·잡화 40개 시리즈, 생활잡화 75개 시리즈, 식품 4개 시리즈 등 의식주 기본용품 위주의 총 825개 제품 가격을 하향 조정했다. 또한 에센셜 오일 시리즈를 리뉴얼 해 기존 7종에서 16종으로 확대 판매한다. 해외서 생산하던 에센셜 오일을 국내 향 전문 기업인 ‘허브패밀리’와 손잡고 국내에서 모두 확대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인양품 측은 상품 생산 공장을 국내로 옮기면서 유통 비용을 절감해 일부 제품의 구매가격을 하향 조정해 ‘더 좋은 가격’을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일본 기업들이 단순히 할인이나 트렌드에 따른 상품 출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경쟁사와 다른 차별화된 상품 구색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상적인 이벤트나 유행에 휩쓸려가는 마케팅 보다는 일부의 소비자라도 열망하는 라인이나 디자인 등을 파악해 타깃을 정해야 한다”며 “명품을 원하듯이 경쟁사가 갖지 못하는 특징을 공략해 독특하고 개성있는 상품 라인을 구성해 갖고 싶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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