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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노조, 이기주의 넘어 기업생존 돌아봐야

[칼럼] 노조, 이기주의 넘어 기업생존 돌아봐야

기사승인 2021. 09. 1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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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치호 김천대 산학교수
한치호
한치호 김천대 산학교수.
보통사람들은 흔히 막장드라마라고 부르는 TV드라마를 비난하면서도 본방사수를 하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불륜, 불효는 기본이고 정말 저런 일들이 현실에서 벌어질까 하면서도 내용이 궁금해서 드라마에 빠져드는 게 현실이다.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자. 현재의 대한민국은 사실 외부의 상황보다 내부의 분열로 인해 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대선, 지선으로 인해 온통 자신들의 권력에만 관심이 있어 보인다. 이런 사회적인 분위기에 각 분야의 이해관계집단들도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를 앞두고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몰두하려는 이기적은 생각에 일견 이해는 간다. 그러나 지금의 대내외적 현실에서 집단이기주의는 결국 대한민국의 흥망성쇠, 즉 우리 후손들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치적인 문제도 그렇지만 노사문제가 심각하다. 얼마 전 택배대리점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택배노조의 집단 괴롭힘도 원인의 하나로 지적이 됐고, 노조도 이를 일부 인정했다. 인간사에 있어서 가장 고귀한 생명을 포기하는 일이 생겨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 누구도 죽음을 비난하거나 비아냥거려서도 안 된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인간으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

크고 작은 노사분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거대 노조는 10월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청년들이 안정적인 직장으로 가장 선호한다는 공무원노조는 민원행정 중단을 선언했고, 억대 연봉인 금융노조는 임금인상을 이유로 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는 교육청의 불성실한 교섭을 비판하면서 파업찬반 투표에 돌입했다고 한다. 요양서비스노조는 총파업 동참을 예고했으며 지하철노조 파업에 철도노조협의회도 연대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도 비정규지회 노조의 주도로 장기간 점거 파업 중에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파업을 강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노조의 파업사태는 기업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영에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 외국에서 한국기업에 투자나 거래를 시작하려고 할 때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평판조회’를 한다. 이 평판조회에는 소송, 언론의 평가, 최고경영자의 도덕성, 정치권과 관계와 더불어 반드시 노사관계를 체크한다. 노사관계가 어느 정도의 상황인가를 비롯해 노조의 성향, 노조의 정치화, 기업의 노사관(勞組觀) 등이 주요 체크 포인트다. 건전하고 조화로운 노사관계는 거래기업의 납기와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원만한 노사관계는 기업의 현재는 물론, 미래의 생존과 발전, 가치평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거래처나 투자자들의 시각에서 기업을 바라보면, 대형제철소에서 발생한 장기간 점거 농성은 기업뿐만 아니라 노동자와 노조에도 결코 이익이 되지 않는다. 기업이 생존하고 발전해야 노동자도 존재하는 것이다. 쌍용자동차 사례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대량해고와 노사분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공개매각 과정을 보면 건전한 노사관계가 기업의 흥망성쇠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최근 공개매각이 되기 전 자금사정이 최악의 상태였을 때도 주거래은행에서는 기업재건을 위한 노사합의안이 있어야만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을 살리고 재건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중요한 이해관계 당사자인 노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노동자와 노조는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삶의 현장인 일터 즉, 기업의 생존을 위해 스스로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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