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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도 군인·방역요원과 함께…베트남의 특별했던 추석

코로나19에도 군인·방역요원과 함께…베트남의 특별했던 추석

기사승인 2021. 09. 2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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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록다운 중인 호찌민시에서 방역 작업에 참가하고 있는 군인들이 쭝투(추석)을 맞아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사자탈을 쓰고 거리를 돌며 선물을 나눠주고 있는 모습./사진=타인니엔 캡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 지역이 록다운(봉쇄)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트남이 특별한 추석을 맞이했다.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추석을 만들어주자”며 군인·방역요원과 청년들이 나선 덕분이다.

한국의 추석처럼 베트남에서도 음력 8월 15일을 ‘쭝투(Trung thu·衆秋·중추)’라고 부른다. 한국과 달리 휴일은 아니지만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월병을 나눠먹고 아이들에게 연등이나 장난감을 선물한다. 가족이 함께 거리로 나가 사자춤이나 용춤 등의 공연을 보며 즐기는 베트남의 어린이날인 셈이다.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린 추석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격리된 경우도 많았다. 집과 시설 등에 격리된 부모들은 “영문도 모르고 함께 격리된 아이를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입을 모아 한탄했다. 지난 4월 말부터 시작된 제4차 지역감염 확산의 중심지인 호찌민시에서만 15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힘든 상황이지만 아이들의 ‘쭝투’를 챙기기 위해 군인과 방역 요원들이 나섰다. 22일 타인니엔에 따르면 전날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는 국방부 산하 호찌민시 5D 야전병원에서는 군인들이 이 병원에서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25명의 어린이들을 위해 특별한 행사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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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에게 나눠줄 별모양 등을 조립하고 있는 5D야전병원 군 장교·병사들의 모습./사진=타인니엔 캡쳐
군 당국은 북부 흥옌성(省)의 전통공예 마을에서 남부에 기증한 별모양 등을 군용 수송기로 호찌민시까지 공수했다. 5D 야전병원의 장교와 군인들이 모두 모여앉아 별등을 조립했고, 퇴원을 앞둔 아이들에게 월병과 과자 등 자그마한 선물을 함께 건넸다. 아이들을 위한 공연도 이어졌다. 5D 야전병원을 비롯 베트남 전역의 격리시설과 병원에선 군인과 방역 요원들이 아이들에게 연등·장난감과 과자를 선물했다.

방역수칙으로 아이들이 예전처럼 직접 무대 앞에서 어울리진 못했지만 저녁에는 방역 요원들이 병원과 시설의 마당에서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음악과 춤 등 자그마한 공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부 티 허우 대위는 “비까지 와 방역복도 젖고 공연을 펼치느라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복도와 난간에서 박수를 치는 아이들을 보니 행복이 배가 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로 방역 작업을 함께 하고 있는 대학생 쯔엉 흐우 프억은 방역복을 입고도 작은 스피커를 챙기고 사자탈을 뒤집어 썼다. 다른 팀원들과 함께 아이들이 있는 집을 찾아다니며 선물을 전한 그는 힘든 내색 없이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쭝투 동안 의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뿐”이라 했다.

응우옌 반 넨 호찌민시 서기장도 지난 20일 코로나19로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찾았다.“올해는 아저씨가 아버지 대신 추석 선물을 준다”며 선물을 건넨 넨 서기장은 위로와 함께 “부모와 가족을 잃은 아이들을 위해 즉각적이고도 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호찌민시는 부모를 잃은 학생들을 위한 지원금 마련과 심리프로그램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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