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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만 한 부모는 자녀를 불행하게 만든다?’ 獨 심리학자의 ‘행복 강박론’

‘행복하기만 한 부모는 자녀를 불행하게 만든다?’ 獨 심리학자의 ‘행복 강박론’

기사승인 2021. 09. 24.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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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행복
독일의 유명 애착 심리학자가 ‘행복하기만 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분석했다./출처=게티이미지뱅크
독일의 애착 심리학자가 부모의 진정성 없는 감정 표현이 어린 자녀의 정서 발달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해 경고했다.

독일의 아동 심리학자이자 베스트셀러 ‘내 안의 그림자 아이’의 저자로 유명한 스테파니 스탈은 최근 현지 시사 주간지 포쿠스와의 인터뷰에서 ‘행복하기만’ 한 부모는 오히려 ‘행복 강박’이라는 문제로 자녀를 불행하게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아동교육 분야에서 ‘행복한 부모’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첫 번째 조건으로 자주 언급돼 왔다. 전 세계의 많은 부모들이 행복한 부모가 되기 위한 조건에 대해 공부하고, 전문가들은 ‘행복한 부모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는 주제로 다양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오고 있다.

스탈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어린 시절 부모와 어떻게 감정적 상호 작용을 했는지에 따라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파악하며 통제할 수 있는 능력에 차이를 보인다.

아동기에 인간이 느끼는 모든 감정을 이해하고 경험하는 것은 정서 발달과 감정조절 능력을 배우는 가장 중요한 과정 중 하나다.

영유아기 대부분은 부모를 통해 처음 타인의 감정에 접촉하게 되므로, 부모의 역할은 다른 누구보다 중요하다. 자녀는 부모가 본인의 감정을 거짓 없이 솔직하게 드러내고 그것을 해결하거나 즐기는 태도를 바라보며, 감정에 대한 섬세하고 오류없는 정보를 습득하게 된다.

스탈은 “어린 아이들은 부모의 감정에 매우 예민하며 본능적으로 감정 변화를 느낀다”며 “만약 부모가 슬픈 상태에서도 자녀에게 ‘나는 지금 행복한 상태고 모든 것이 괜찮다’라고만 전달한다면 아이는 본인이 본능적으로 느낀 상대방의 감정 상태가 틀렸다고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감정 인식이 틀렸다고 생각한 아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감정 인식 능력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사람은 상대방의 감정을 분별하지 못한다고 있다고 여길 때 불안감을 느낀다. 어린 시절부터 이런 불안감을 반복적으로 경험하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타인과의 관계에서 쉽게 불안감을 느끼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스탈은 “아이는 사랑·행복·좌절·절망·분노·슬픔 심지어 공격성을 보이는 격한 감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감정에 대한 경험이 필요하다”며 “중요한 것은 부모가 그 감정에 반응하는 방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성 있는 감정 전달의 핵심은 ‘솔직함’에 있다”면서 “‘이런 이유로 나는 지금 슬프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고 이런 일은 살다보면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일이다’란 내용으로 자녀의 연령대에 맞춰 쉽고 간단하게 상황을 설명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스탈은 “타인의 다양한 감정을 이해하고 올바르게 인식한 아이들은 본인의 감정에도 다양하고 솔직하게 접근할 수 있고 공감 능력도 잘 발달하게 된다”며 “만약 유·아동기에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표현과 태도에서 생동감이 결핍되고 결정을 내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물론 자신을 드러내는 데도 장기적인 문제를 겪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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