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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대명·귤재앙·심잡홍’... 정치권 달구는 ‘조어’ 경쟁

‘어대명·귤재앙·심잡홍’... 정치권 달구는 ‘조어’ 경쟁

기사승인 2021. 09. 2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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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밈' 통해 유권자 시선 사로잡나
'어차피 대통령은 누구' 이름붙이기 전쟁 치열
국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들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제2차 방송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상수·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원희룡·유승민 예비후보. /국회사진취재단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무야홍(무조건 야권후보는 홍준표)·심잡홍(심상정이 잡는다 홍준표)”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국민적 관심과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각종 조어들이 앞다퉈 만들어지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들릴 법한 축약어들이 선거 현장으로 넘어온 것이다. 이번 대선이 초박빙 구도로 흘러갈 전망인 만큼 정치권의 ‘이름 붙이기 전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경선 국면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세론을 뜻하는 축약어가 오르내리고 있다. ‘어대명’과 함께 당내 경선용인 ‘어후명’(어차피 후보는 이재명)이 대표적이다. ‘어차피 대통령은 누구’라는 의미의 신조어는 여야 모든 경선 주자에게 활용되고 있다.

이 같은 맥락에서 야권에선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을 지칭하는 ‘무야홍’ 바람이 거세다.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유래해 최근 온라인에서 ‘신난다’는 의미로 쓰이는 밈(meme·인터넷 유행)을 패러디한 것이다.

이 밖에도 홍 의원을 지칭하는 신조어는 ‘돌돌홍(돌고 돌아 홍준표)’ ‘홍카콜라(홍 의원의 화법을 탄산음료에 비유)’ 등이 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최근 ‘유치타’로 통한다. 몸을 웅크렸다가 크게 도약하는 치타처럼 지지율이 오를 것이란 의미로, ‘민주당에 치명타를 가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의미도 내포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상에서 윤 전 총장을 겨냥한 ‘윤돌핀’이란 단어도 거론된다. 윤 전 총장계로 분류되는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우리 당 후보 가운데는 이미 돌고래로 몸집을 키운 분들이 있다. 마음껏 뛸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옹호하자 이 같은 별명이 탄생했다.

◇반대 진영 ‘신조어’ 뜨자 여야 후보 발목 잡기도

때로는 반대 진영이 만들어낸 조어가 주자들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 이 지사는 ‘바지사(여배우 스캔들 논란 관련 별명)’, ‘윤도리(윤 전 총장이 인터뷰 과정에서 고개를 흔드는 모습에 착안)’, ‘홍찍명(홍 의원을 찍으면 이 지사가 당선된다는 의미)’ 등이 그 사례다.

민주당 지지층에선 ‘윤나땡’(윤석열이 나오면 땡큐), ‘홍나땡’(홍준표가 나오면 땡큐) 등 특정 후보가 상대당 후보로 나오면 대선에서 이기기 쉽다는 의미의 평가절하성 키워드도 회자된다.

대선주자 본인이 조어를 직접 만드는 사례도 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본인을 “귤재앙”이라고 자처한다. 원 전 지사가 과거 민주당 후보와 다섯 차례 선거에서 모두 승리한 만큼 민주당 입장에선 ‘재앙’이라는 뜻이 담겼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도 지난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은 ‘심잡홍’(심상정이 잡는다 홍준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야권 대선 경선 국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홍 의원을 견제할 후보가 본인뿐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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