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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시대 16년 독일, ‘유럽의 환자’서 ‘제2의 경제기적’으로 경제대국

메르켈 시대 16년 독일, ‘유럽의 환자’서 ‘제2의 경제기적’으로 경제대국

기사승인 2021. 09. 2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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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선, 메르켈 시대 16년 막
제2의 경제기적, '유럽의 환자'서 경제대국 변모
독일 GDP, 경쟁국 2배 속도 성장...실업률 20년 만 최저...재정 건전
슈뢰더 전 총리의 노동시장·사회보장제도 개혁 혜택
Germany Election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왼쪽)와 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 총리 후보인 아르민 라셰트 기민당 대표가 25일(현지시간) 독일 아헨에서 총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아헨 AP=연합뉴스
26일(현지시간) 연방하원 총선거를 계기로 16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시대가 막을 내린다.

16년 집권은 제2차 세계대전 후 8명밖에 총리를 배출하지 않은 독일에서도 최장에 속한다. 초대 총리인 콘라트 아데나워 전 총리는 14년, 메르켈 총리의 ‘정치적 아버지’ 헬무트 콜 전 총리는 16년 각각 재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번 총선 후 연정 협상이 길어져 12월 19일까지 직을 유지한다면 독일 최장수 총리가 된다.

메르켈은 2005년 11월 총리에 취임해 16년 동안 4명의 한국·미국·프랑스의 대통령, 5명의 영국 총리, 9명의 일본·이탈리아 총리를 만났다.

◇ 메르켈 시대 16년 독일, ‘유럽의 환자’에서 ‘제2의 경제기적’으로 경제 대국으로 변모

메르켈 총리는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경제회복을 이끌어 한때 ‘유럽의 환자’라고 불렸던 독일을 경제 대국으로 변모시켰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평가했다.

실제 메르켈 총리가 집권한 2005년 이후 독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영국·캐나다·일본·프랑스의 2배 속도로 성장했고, 실업률은 2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70%에 육박하는 독일인이 자신의 경제 상황에 만족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FT는 전했다.

메르켈 시대의 최대 공적으로 꼽히는 고용 창출은 특히 여성·난민·고령자에게서 크게 확대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5~64세 독일 여성의 노동 참가율은 80%로 주요 7개국 가운데 가장 높다.

아울러 시리아·아프가니스탄·이라크를 탈출한 100만명 이상의 난민 등 이민의 취업률도 상승했다.

독일이 현재 전후 ‘라인강의 기적’에 이은 ‘두번째 기적적인 경제성장’을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에 메르켈 총리의 지지율은 무려 8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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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5일(현지시간) 독일 아헨에서 열린 선거유세에서 받은 독일 전통 생강 케이크를 들고 있다./사진=아헨 AP=연합뉴스
◇ 독일 GDP, 영국·캐나다·일본·프랑스의 2배 속도 성장...실업률 20년 만 최저...재정 건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각국이 포퓰리즘적인 재정 확대 정책을 쓰면서 재정 적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독일은 2009년 기본법(헌법)에 포함된 재정수지 균형 원칙 등으로 재정 적자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억제하고 있고, 정부 회계는 대체로 건전하다고 FT는 밝혔다.

다만 이러한 성과가 메르켈 총리의 지도력 때문이 아니라 전임 사회민주당(SPD) 소속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시행한 노동시장 개혁 및 구조조정을 담은 하르츠(Hartz) 개혁안으로 대표되는 노동시장 개혁 및 구조조정, 사회보장제도 개혁의 혜택을 받았다는 평가가 많다.

유럽개혁센터의 크리스찬 오덴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독일에서의 두번째 기적적인 경제성장은 ‘메르켈 정권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실현됐다’고 말할 정도이다.

◇ 독일 2번째 경제 기적, 슈뢰더 전 총리의 노동시장·사회보장제도 개혁 덕분...메르켈 시대, 고용의 질 개선 안돼

아울러 고용의 질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 저임금 노동자의 비율이 높은 상황은 20년 동안 거의 개선되지 않았고, 여성 고용에는 여전히 파트타임이 많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 DAZ 구성 종목에 여성이 최고경영자(CEO)인 기업이 하나밖에 없다.

이에 정권교체에 성공할 경우 연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이는 SPD와 녹색당은 시급 12유로(1만6600원)인 최저임금 인상과 부유층에 대한 과세 강화를 내걸며 격차를 해소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메르켈 총리의 기독민주당(CDU)과 기독사회당(CSU) 연합은 기업에 대한 무거운 부담 대신 성장을 통한 고용 확보와 빈곤 탈출을 내걸고 있다.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는 디지털경제로의 전환에서 경쟁국에 뒤졌고,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럽연합(EU) 평균을 상회하고, 재생에너지 비율이 낮으며 신차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도 많은 등 기후변화 대처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비판이 있다.

◇ 사민당 주도 녹색·자민 연정 vs 기민·기사당 주도 녹색·자민 연정

한편 이번 총선거 여론조사에 따르면 중도좌파인 사민당이 중도우파인 기민·기사당을 2~3%포인트 차이로 앞서고 있지만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사민당이 제1당이 될 경우 녹색당과 자유민주당(FDP) 연정 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크다. 사민당이 녹색당·좌파당과 좌파 연정을 이를 가능성도 있다.

기민·기사당이 승리할 경우 녹색당·자민당 연정 또는 2017년 총선 이후 형성된 기민·기사당-사민당 간 대연정 정부가 탄생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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