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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그룹 CEO 주가 부양책 ‘자사주 매입’, 시장 효과 미비했다

금융그룹 CEO 주가 부양책 ‘자사주 매입’, 시장 효과 미비했다

기사승인 2021. 09.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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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일 등 4% 이상 상승 단 한번
주가 하락 25번…부양 효과 미미
윤종규-horz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제공=각사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주주가치 환원의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을 수차례 진행해왔지만, 실제 주가 반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CEO의 자사주 매입은 시장에서 탄탄한 기업가치와 함께 책임경영에 나서겠다는 시그널인 만큼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하지만 은행주는 경기와 금리 등 시장상황이 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사주 매입 효과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올해 들어 2차례 자사주를 매입했다. 우리은행장이던 2018년부터 보면 총 15차례 매수한 것인데, 4대 금융그룹 회장 가운데 가장 빈번하게 자사주를 취득했다.

이는 2019년 정부가 우리금융에 대한 민영화 계획을 발표한 뒤 주가 부양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써 손 회장은 총 9만8127주(전날 종가 기준 10억9412만원)의 우리금융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올해 초 자사주를 매입했다. 조 회장은 신한은행장을 맡았던 2015년부터 3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였고, 1만3580주(5억3845만원)의 주식을 갖고 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도 과거 회장직에 오른 이후 자사주를 매수해왔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부터 14차례, 김 회장은 2013년부터 8차례에 걸쳐 각각 자사주 2만1000주(11억1300만원)를, 6만5668주(29억4521만원)를 매입했다.

하지만 이들의 노력은 주가 반등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자사주 매입 공시 당일과 그다음 영업일의 주가 증감률을 살펴본 결과, 수십번의 CEO의 자사주 매입 중 주가 상승률이 3% 이상 나타낸 시기는 4차례에 그쳤다.

반면 공시 당일과 다음 영업일 중 한 번이라도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는 25번(65.8%)에 달했다. 이틀 연속 주가가 하락한 횟수도 6번(15.8%)이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에서는 은행주가 주로 경기와 금리 등 시장상황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시장금리는 이자이익에, 경기위축은 은행의 건전성 리스크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이들 요인이 주가 변화에 큰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주는 해당 금융그룹 자체가 특수한 위기를 맞기 전까지 급등락할 요인이 없다”며 “주가는 CEO의 자사주 매입보단 수익성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4대 금융그룹의 주가는 올해 들어 백신 접종 확대에 따른 코로나19 종식 가능성이 대두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델타 변이 등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다시 커지면서 상승세가 꺾인 상태다. 전날 기준 KB금융은 5만3000원, 신한금융은 3만9650원, 하나금융은 4만4850원, 우리금융은 1만115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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